(14)상승 랠리에 포모증후군…묻지마 투자↑
美 대선에 사상 최고가 경신 비트코인
전문가들 "코인 투자 주의해야…빚투 안돼"
미 대선 이후 비트코인이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면서 코인 투자에 대한 '묻지마 투자'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가상화폐에 우호적인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승리 이후 가상화폐 가치가 급등하자 상승세에 올라타야 한다는 포모(FOMO·자신만 뒤처지거나 소외된 것 같은 두려움을 가지는 증상)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변동성이 큰 가상자산의 특성상 '묻지마 투자'에 뛰어들었다간 투자 손실을 볼 수 있다고 경고한다.
비트코인은 미국 대선 전후 고공행진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미국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에서 비트코인은 한국시간 22일 오전 4시15분 기준 9만9955달러에 거래되며 10만달러선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는 지난 13일 기록했던 9만3400달러대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비트코인 상승세에 불을 붙인 것은 트럼프 2기 집권 이후 나타날 정책수혜 기대감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1기 집권 당시까지 "가상화폐는 돈이 아니다"라며 가상화폐에 부정적인 인식을 보였으나, 이번 대선 유세에서는 "미국을 가상화폐의 수도로 만들 것"이라며 가상화폐 관련 규제의 완화를 약속했다.
이후 비트코인은 트럼프 정책수혜 자산으로 인식돼 미 대선 당일인 지난 5일부터 7만5000달러선을 돌파하며 지난 3월에 기록한 역대 최고가(6만9000달러)를 7개월여만에 경신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현재도 월스트리트를 관할하는 뉴욕 남부지검장에 제이 클레이튼 전 증권거래위원장을 앉히는 등 가상화폐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다.
비트코인이 연일 역대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음에도 전문가들의 전망은 여전히 장미빛이다. 제프 켄드릭 스탠다드차타드 연구원은 최근 가상화폐 전문매체 '더블록'을 통해 "비트코인이 옵션 만기일인 다음 달 27일을 앞두고 10만달러에 도달하고, 내년 1월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 전까지 12만5000달러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비트코인 상승세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긴장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있다. 이날 미 CNBC 방송은 "금과 마찬가지로 가상화폐 자산은 많은 투자자에게 지정학적 불확실성에 대한 '몰수될 수 없는'(non-confiscatable) 장기 헤지(분산) 수단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전했다.
문제는 이러한 상승세에 편승하려는 '묻지마 투자'에 뛰어든 사람들이 많이 생기고 있다는 점이다. 다른 투자자들이 큰 수익을 내는 것을 보고 무작정 예·적금을 깨 함부로 투자했다간 변동성이 매우 커진 장에서 큰 손실을 보게 될 위험성이 있다.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선 이른바 '빚투'(무리하게 빚을 내 투자에 뛰어듦)까지 해 투자에 나서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현재 가상화폐 시장에는 '탐욕' 경고등이 켜진 상태다. 20일 현재 가상화폐시세정보사이트 '코인마켓캡'의 가상자산 공포 및 탐욕 지수는 82로 '극도의 탐욕'에 해당한다. 가격의 변동성과 거래량이 많아져 단기적인 고점이 형성될 수 있으므로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나만 뒤처질 수 없다'는 포모증후군에 휩싸여 추종 매매하는 것을 지양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CNBC는 "비트코인은 장기적인 역사가 없고 변동성이 극심하기 때문에 단기 트레이더에게 유리할 수 있는 위험 자산"이라며 "비트코인이 계속해서 매력적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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