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유관 행사 연설 도중 욕설
지난해 '엑스' 계정 해킹 피해
브라질 영부인이 자국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개막을 앞두고 공개 행사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향해 욕설을 내뱉었다.
17일(현지시간) 브라질 현지 매체 G1 등에 따르면 브라질 영부인인 호잔젤라 다시우바 여사는 전날 리우데자이네루에서 열린 G20 관련 행사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규제 필요성을 주장하던 중 어디선가 시끄러운 소리가 나자 "일론 머스크인가 보다"라며 "나는 당신이 두렵지 않아. 엿 먹어라, 일론 머스크"라고 외쳤다. 이 과정에서 그는 영어로 'F'로 시작하는 욕설을 내뱉었다.
이 모습이 담긴 동영상은 머스크 CEO가 운영하는 엑스(X, 옛 트위터)를 통해 빠르게 퍼졌고, 이를 본 머스크 CEO는 "그들은 다음 선거에 패배할 것"이라는 댓글을 달면서 '눈물 나게 웃는 얼굴' 모양 이모티콘을 올렸다. 브라질의 차기 대선은 2026년이다.
호잔젤라 여사와 머스크 CEO의 갈등은 지난해 영부인의 엑스 계정이 해킹되면서 시작됐다. 사회학자 출신으로 120만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영부인의 계정은 당시 10대 소년의 해킹으로 인해 외설적 사진, 모욕적 게시글로 도배됐었다. 이에 호잔젤라 여사는 엑스와 머스크 CEO에 책임을 묻겠다며 소송할 뜻을 내비쳤지만, 머스크 CEO는 "누군가 비밀번호를 알아낸 게 어떻게 우리의 책임이 되는지 모르겠다"며 맞섰다.
브라질은 올해 엑스를 둘러싸고 머스크 CEO와 갈등을 겪기도 했다. 브라질 대법원은 지난 8월 엑스가 거짓뉴스를 퍼뜨리는 계정을 차단하라는 명령을 어겼다는 이유로 40여일 동안 브라질 전역에서 서비스를 중단했다. 당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은 거짓 정보 확산을 막기 위한 합법적 조처라며 대법원의 명령을 환영했다. 또한 머스크 CEO는 룰라 대통령의 정적인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과 가까운 사이로 그를 공개적으로 지지해왔다.
이날 행사에서 호잔젤라 여사가 욕설을 날린 것을 두고 영부인으로서 공식석상에서 부적절한 언행이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남편인 룰라 대통령은 다른 행사에서 "우리는 누구에게도 욕을 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고 G1은 전했다. 호잔젤라 여사 측은 주요 외신들의 논평 요구에 답변하지 않았다. 룰라 대통령은 두 명의 부인과 사별한 뒤 2022년 5월 호잔젤라 여사와 재혼했다.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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