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탓 메뉴 가격 올린 점주
손님 "올때마다 푸짐히 맛있게 먹고 간다"
점주 "손님이 준 메모에 감사함 느껴"
치솟는 물가로 인해 고민하다 결국 메뉴 가격을 올린 한 자영업자가 손님에게 되레 위로받았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15일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괜찮아요 이보다 힘이 되는 말이 있을까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6년째 1인 샤부샤부 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다고 밝힌 점주 A씨는 "제 영업 목표는 '저렴하지만, 질은 높게. 드시고 가는 손님은 배가 부르게'다. 하지만 코로나 이후 끝을 모르고 치솟는 물가 때문에 부담됐다"고 털어놨다.
이어 "8900원으로 시작해 2년 후 1000원을 인상했고, 이를 유지해 오다가 지난해 가을부터 1000원을 더 인상해야 할 지경에 이르렀다"고 했다. A씨는 "1인분에 1만원이 넘으면 소비자에게 부담되지 않을까 하는 고민때문에 2024년까지 가격을 유지했다"며 "물가가 잡힐 거라는 기대감과 1000원 100인분 더 팔아봐야 10만원인데 찾아주시는 어르신들과 학생들에겐 부담이 될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A씨는 결국 올해 4월 고물가 여파로 1000원을 인상했고, 1인분 가격은 1만900원으로 올랐다. 이후 A씨는 죄송한 마음에 손님들이 볼 수 있도록 카운터 옆에 가격을 올리는 자신의 심정을 써놨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손님이 계산하던 중 "힘내시라"며 A씨에게 휴지 한 장을 건넸다. 손님이 휴지를 버려달라는 건 줄 알고 당황했던 A씨는 휴지에 적힌 메모를 발견했다.
휴지에는 "가격 올랐어도 괜찮습니다. 사장님의 정성이 항상 느껴집니다. 올 때마다 정말 푸짐하고 맛있게 잘 먹고 갑니다. 계속 올 수 있도록 번창하시고 오래오래 해주세요"라고 적혀 있었다.
A씨는 "제가 9번 잘해도 1번의 실수로 마음을 돌릴 수 있는 게 손님인데 별거 아닐 수 있는 저 메모가 어찌나 감사하던지. 마음속에 있던 죄송함이 씻겨가는 듯했다"고 감사함을 표했다.
끝으로 A씨는 "진짜 힘든 시기다. 우릴 힘 나게 하는 건 매출일 텐데 결국 그건 손님이 정해주는 게 아닐까 싶다. 우리가 진심으로 고민하고 열정적으로 했던 시간은 손님들이 알아봐 주시고 언젠간 찾아주실 것"이라고 자영업자들을 향한 응원의 목소리를 높였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이런 거 보면 장사하면서도 힘이 난다. 화이팅하시라", "진심으로 매장 운영하는 사장님들의 마음은 손님들께도 전해질 것", "가끔 오는 이런 메시지에 힘을 받아서 장사하는 거다", "위로가 되는 글이다. 저런 글 보면 힘 날 것 같다", "맘씨 좋은 1명의 손님 덕분에 힘내서 장사하는 것 같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