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해상서 표류된 베트남 국적 선원
구조 당시 구명조끼 착용한 상태
호주에서 구명조끼만 입고 망망대해를 표류하던 남성이 19시간 만에 극적으로 구조됐다. 12일(현지시간) 호주 9News 등 외신은 지난 7일 밤 11시쯤 호주 뉴캐슬 해안을 지나던 화물선에서 베트남 출신의 20대 선원이 바다에 빠졌다고 보도했다. 당시 실종 신고가 접수되자 해경을 비롯한 호주 여러 기관은 빠르게 출동해 수색에 나섰으나 이 남성을 찾지 못했다.
이 선원은 실종 다음 날인 지난 8일 오후 6시쯤 발견됐다. 육지에서 약 5㎞ 떨어진 바다에서 남성이 떠다니고 있는 모습을 낚시꾼 2명이 목격한 것이다. 낚시꾼들은 남성을 배로 끌어 올리고 구조한 뒤 곧장 병원으로 옮겼다. 실종 신고가 접수된 지 약 19시간 만이었다. 낚시꾼 발레르는 "누군가 물속에 있는 것 같다고 친구가 말했고, 그를 구조했다"며 "그는 맥박이 약했으며 얼굴이 창백했고 탈진 상태였다"고 했다.
구급대원 에린 로튼은 "이렇게 오래 바다 물속에서 버틴 사람은 처음 봤다. 놀라운 일이다. 그는 의식이 있었고 우리와 소통할 수 있었다. 나이가 20대로 젊은 것도 버티는 데 도움이 됐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수색 작업을 벌였던 해경은 "엄청난 수색 작업을 진행했는데 그가 생존한 채로 발견됐다는 것은 정말 놀라운 소식"이라며 "처음엔 그가 얼마나 오랫동안 물속에 있었는지 몰랐는데 알고 나서 놀랐다"고 했다. 선원은 구조 당시 구명조끼를 착용한 상태였으며 신분증과 지갑, 담배 한 갑이 담겨 있는 비닐봉지를 지니고 있었다고 한다. 이로 인해 호주 국경수비대는 이 베트남 선원이 고의로 바다에 뛰어든 것인지 아니면 실수로 빠진 것인지를 조사 중이다.
한편 바다에 빠졌을 때 생존에 가장 중요한 것은 수온이다. 수온이 5도 정도라면 1시간, 10도 정도면 2시간, 15도 정도였다면 6시간은 견딜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온이 20도 후반이었다면 생존 가능 시간은 25시간 정도다. 이후에는 떠 있을 수 있도록 노력하는 일이다. 아일랜드 바다 낚시꾼들에게 조언하는 생존 요령을 보면 체온이 내려가는 것을 막는 최선의 방법은 헤엄치려 하지 말고 무릎을 가슴 높이까지 올린 다음 떠 있도록 애쓰는 것이다. 나아가 옷이나 신발도 물에 들어간 얼마 동안은 공기를 가둬 몸을 떠 있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 따라서 이리저리 많이 돌아다니는 것보다 조용히 떠 있는 것이 공기를 가둬놓는 데 효과적이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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