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굿즈' 수요 폭증
中 제작 굿즈 수입 늘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백악관 입성 후 중국에 '관세 폭탄'을 매길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오히려 중국 소상공인들은 뜻밖의 '트럼프 특수'를 누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당선인이 선거 캠페인 당시 사용한 굿즈의 대부분이 중국에서 수입된 탓이다.
12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의류, 모자, 인형, 깃발, 양말 등 1000개가 넘는 '트럼프 굿즈'가 현재 미국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아마존'을 통해 판매 중이다. 해당 의류는 트럼프 당선인의 선거 구호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MAGA)'가 새겨진 게 특징이다.
선거 캠페인 전후로 이런 '트럼프 굿즈' 수요는 폭증했다고 한다. 제품 가격은 보통 19.99달러(약 2만8000원)인데, 지난달까지 무려 1만개 넘게 판매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굿즈가 불티나게 팔리는 상황에 대해 SCMP는 "중국 동부의 이우시를 비롯해, 지역 제조업체들은 트럼프의 당선을 축하할 이유를 찾았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중국 저장성 이우는 전 세계 최대 규모의 도매 시장이 설립된 곳으로, 트럼프 굿즈와 같은 간단한 의류, 장난감 대부분이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 판매업자인 리키 뤄는 매체에 "미국 선거 결과가 발표된 날 주문이 단 하룻밤에 3000건 넘게 들어왔다"며 "이우에서 개당 0.56달러(약 780원)에 떼온 모자를 온라인에선 9달러(약 1만2000원)에 판매할 수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즉, 중국산 저렴한 제품을 미국에서 비싸게 파는 것만으로도 어마어마한 차익을 벌 수 있는 셈이다.
미국 대통령 선거가 실시된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페어팩스 카운티 정부 청사에 마련된 투표소 앞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인 아이작과 캐런 씨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리키 뤄는 "카멀라 해리스 후보의 모자도 3000개 만들었다"면서도 "잘 팔리지 않아 손해를 봐야만 했다"고 덧붙였다.
중국의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테무'에서도 트럼프 관련 상품 일부는 이미 '거의 품절'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SCMP는 "이런 중국 업체들의 기쁨도 잠시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취임 이후 미국에 수입되는 중국산 제품에 대해 60%의 관세를 부여하겠다고 밝힌 탓이다.
이와 관련, 싱크탱크인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 소속 닉 마로는 "차기 트럼프 정부의 관세 위협 실현 가능성은 하원 선거 결과에 달렸다"며 "공화당이 다수당이 되면 트럼프 정부의 무역 정책 시행은 쉬워진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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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공화당이 소수당으로 밀려나더라도 트럼프 행정부 2기의 보호무역주의 기조는 변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마로는 "많은 민주당원은 사실 관세에 대해 특별히 강하게 반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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