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통운 제외 매출 4조6204억원…1.1%↓
북미, 유럽, 오세아니아 K-푸드 영역 확대
"글로벌 콘텐츠 협업…비비고 인지도 높일 것"
4분기 쿠팡 직거래 재개, 설 선물 효과 기대
CJ제일제당이 만두와 피자로 북미와 유럽, 오세아니아에서 K-푸드 신영토 확장에 성공했다. 하지만 극심한 내수 부진에 빠지며 3분기 실망스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CJ제일제당은 4분기 설 명절 세트 빠른 판매, 쿠팡 직거래 재개에 힘입어 실적 반등을 노린다.
CJ제일제당은 올해 3분기 매출 4조6204억원을 기록했다고 12일 밝혔다. 1년 전 4조6734억원보다 1.1% 감소한 수치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764억원으로 전년 동기(2753억원)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이는 자회사인 CJ대한통운을 제외한 실적이다. CJ대한통운 포함 시 매출은 7조4143억원, 영업이익은 4162억원을 기록했다.
핵심 사업인 식품 부문이 3분기 내수 부진으로 큰 어려움을 겪었다. 영업이익이 161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31.1% 깎였다. 매출도 2조9721억원으로 1.1% 줄었다.
CJ제일제당은 3분기 해외 시장에서 빠르게 K-푸드 영토를 확장해나가는 데 성공했다. 해외 식품 사업 매출은 1조4031억원으로 1년 전보다 5% 늘었다. 중국과 일본 매출 침체 속 올해 집중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독일, 프랑스, 영국, 네덜란드 등 유럽 매출은 40% 증가했다. 오세아니아 지역 매출도 24% 늘었다.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비비고 만두의 대형마트 체인 판매가 확대된 것이 주효했다.
북미에서는 주력 제품인 만두(+14%)와 피자(+11%) 매출이 경쟁사보다 큰 폭으로 성장하며 1위 지위를 공고히 했다. 특히,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비비고 만두’의 매출 성장률은 33%로, 같은 기간 미국 전체 만두 시장(대형마트 등 B2C 기준)의 성장률(15%) 보다 두 배 이상 높다.
그러나 극심한 내수 침체로 K-푸드 영토 확장 효과의 빛이 바랬다. 국내 식품 사업 매출이 1조5690억원으로 1년 전보다 6% 줄었기 때문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해외 시장에서의 성장에도 불구하고 내수 소비 부진과 원가 부담 등으로 국내 식품사업에서 차질을 빚었다"고 설명했다.
바이오 사업 매출은 1조694억원으로 전년 대비 1.1% 늘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824억원으로 74.9% 성장했다. 고수익 제품인 트립토판(+21%), 사료용 알지닌(+35%), 테이스트앤리치(+35%) 매출 증가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졌다. 고부가가치 품목인 발린, 이소류신, 히스티딘 등 스페셜티 아미노산의 매출 비중 또한 22%에 이르렀다.
사료·축산 독립법인 CJ 피드앤케어(Feed&Care)는 매출 5789억원과 영업이익 327억원을 기록했다. 주요 사업국가에서의 사료 판가 및 판매량 하락으로 매출은 소폭 줄었으나, 사업 구조 및 생산성 개선 등을 통해 지난 분기에 이어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했다.
CJ제일제당은 4분기 다양한 글로벌 콘텐츠들과의 협업 등을 통해 비비고 브랜드 인지도를 더욱 높이는 등 K-푸드 영토 확장에 집중할 계획이다. 특히 유럽, 오세아니아 내 신규 진출 국가를 늘리고 입점 품목을 다양화한다는 전략이다. 내수에서는 신제품 출시, 설 선물세트 조기 출하 효과와 함께 쿠팡 직거래 재개에 따른 실적 개선을 노린다. 햇반 납품 단가 갈등으로 쿠팡과 거래를 끊었던 CJ제일제당은 지난 8월 약 1년8개월 만에 다시 손잡기로 결정한 바 있다. 내수 부진에 시달리는 CJ제일제당과 중국계 이커머스 공세로 위기감이 커진 쿠팡이 성장을 위해서는 협업해야 한다는 공감을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장지혜 DS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 CJ제일제당의 전 사업 부문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면서 "내수 부진 우려는 여전하지만 쿠팡 입점 재개와 재고 소진에 따른 소비 회복이 기대되고 바이오는 판가 회복, 원재료비 부담 완화가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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