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청이래 첫 특별승진 만든 도봉구
적극행정 공무원 독려하는 지자체 늘어
서울 도봉구청 성향숙 아동청소년과 주무관은 지난달 6급으로 특별승진했다. 도봉구는 승진 후보자 명부 순위에 없던 그를 별도의 승진심사를 거쳐 상위직급으로 승진시켰다. 도봉구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고, 서울시 25개 구청을 통틀어서도 최초로 꼽힐 만큼 드문 사례다.
성 주무관은 올해 3월 도봉구가 도입한 ‘취약계층 발달 지연 영유아 조기 개입 및 치료지원 사업’을 만들고 진행했다. 발달 지연 아동을 영유아 시기에 미리 찾아내 지원해 치료 효과를 높이자는 게 이 사업의 핵심인데 아동과 어머니 등 주 양육자의 영양·건강 상태, 아동의 발달 지연, 가족의 우울증 등을 확인하면 선제적 진단이 가능하다는 데서 출발했다.
도봉구에서는 해마다 상·하반기 총 10명 안팎의 적극 행정 우수공무원을 뽑아 포상한다. 그동안 적극 행정 우수공무원에게는 희망부서 전보, 특별휴가 정도의 인센티브를 줘 왔는데 이번에 특별승진임용, 성과상여금 최고 등급 부여 등 인사상 우대조치를 대폭 높였다.
종로구도 지난주 상반기 적극 행정 우수공무원 5명을 선발했다. 전국 최초 시각장애인 취업역량 강화센터를 조성한 사회복지과 조영은 주무관, 제설 취약 노선에 인공지능 염수분사장치를 설치한 도로과 박수정 주무관, 서울시 최초 스마트 분리수거 체험 차량을 도입한 청소행정과 박상규 주무관 등이 주인공이다. 구에서는 이들에게 성과상여금 최고등급, 대우공무원 선발 기간 1년 단축, 특별휴가, 국외연수 우선 선발권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주기로 했다.
강동구는 정기적으로 적극행정지원위원회를 열어 중점과제를 선정하고 공무원들을 독려한다. 적극 행정을 하다 감사 대상이 되는 걱정을 줄여주기 위해 사전컨설팅을 지원하고, 적극 행정 추진 결과에 대해 법률지원과 면책보호관 제도를 활성화하는 등 직원 보호를 강화하기로 했다. 적극 행정 국민 신청제를 운영해 불명확한 법령으로 발생하는 공익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창구도 마련했다.
용산구는 지난달 적극 행정 우수사례 16건을 엮어 사례집을 발간했다. 사례를 공유하면서 조직 내 적극 행정 문화를 확산하자는 취지다.
적극 행정은 공무원이 불합리한 규제의 개선 등 공공의 이익을 위해 창의성과 전문성을 발휘해 적극적으로 업무를 처리하는 행위다. 하지만 공무원이 복지부동(업무에 소극적인 태도)이라고 지적받는 이유는 오지랖 부리면 일거리가 늘어나고 창의성을 발휘하면 다치는 일이 생기기 때문이다. 사명감만 갖고 일하기는 어려운 세상이다. 일거리가 늘어나는데 급여나 처우는 변함없고, 창의성을 발휘하다가 감사에 불려 다니거나 소송에 휘말리거나 더하면 옷까지 벗어야 하는 일을 좋아할 월급쟁이는 없다.
좋은 사업은 여러 지방자치단체가 서로 벤치마킹한다. 공유되는 적극 행정 사례는 삽시간에 전국적으로 퍼져나간다. 다행인 건 공무원들의 적극적인 일 처리를 독려하고 시스템을 갖춰 그에 걸맞은 평가와 인센티브를 확대하는 구청장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잘 독려하고 발굴하면 제2, 제3의 충주맨 김선태 주무관은 서울에도 수두룩하다.
김민진 사회부 지자체팀 부장 ent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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