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선거인단 회의→美 의회서 최종확정
인수 기간 75일 거쳐 내년 1월20일 취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대선에서 승리했지만, 아직 미국 대선과 상·하원 선거절차는 완전히 마무리되지 않고 일부 지역에선 아직도 개표가 진행 중이다. 선거인단 과반인 270명을 이미 확보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내년 1월 취임식을 앞두고 75일간의 인수 절차를 발 빠르게 진행해 나갈 예정이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대선과 상·하원 투표는 지난 5일 마무리 됐으나 개표는 아직도 일부 주(州)별로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우편투표가 대중적으로 시행되는 만큼, 개표 기간이 주별로 천차만별이며 일부 주들은 비교적 긴 편이다. 특히 애리조나, 캘리포니아 등 개표가 늦게 시작됐고, 우편투표 비중이 큰 주는 다음주까지도 개표 절차가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AP는 "개표 과정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득표율이 올라가면서 격차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미국은 주별로 선거 절차가 진행된다. 각 주는 개표가 마무리 되는 대로 각각 최종 투표 결과를 발표한다. 개표 속도를 볼 때 선거 최종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최장 수주가 걸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각 주에서 개표 결과가 확정되면 다음달 11일 주별로 배정된 선거인단 수에 맞춰 선거인단 명부가 확정된다. 선거인단 투표는 같은 달 둘째 수요일 다음 화요일에 이뤄진다. 올해 대선의 경우 12월 17일이다. 이때 주별로 선거인단이 해당 주의 의회에 모여 투표한다. 주별로 개표가 모두 마무리되면 그때 비로소 대선 투표율 집계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각 주에서 이러한 절차가 모두 마무리되면 선거인단 투표 결과가 12월25일까지 연방의회로 보내진다. 이후 미 의회가 이듬해 1월6일 현직 부통령을 중심으로 선거인단 투표 결과를 집계해 최종적으로 당선인을 확정 발표한다. 2020년 대선 당시에는 2021년 1월 6일 이 절차가 진행되던 날 미 의회에 트럼프 당선인 지지자들이 폭동을 일으킨 바 있다. 이번 대선은 트럼프 당선인과 맞서 싸웠던 민주당 후보인 해리스 부통령이 직접 이 절차를 마무리해야 한다.
이처럼 아직 개표 절차는 남아있지만, 승리가 확정된 트럼프 당선인은 '잠정 당선인'으로서 내년 1월20일 취임식을 앞두고 75일간의 인수 기간을 거친다. 연방총무청(GSA)은 곧바로 정·부통령 잠정 당선인에게 사무실 공간과 각종 서비스를 제공한다. 정권 인수를 위한 과정으로, GSA는 국가안보 관련 기밀 정보 브리핑을 잠정 당선인에게 제공한다.
인수 기간 중 트럼프 당선인은 4000개가량의 정부 직책을 임명한다. 이 중 1200명은 상원의 인준이 필요한데, 이번 선거로 공화당이 상원을 집권하게 된 만큼 인사 과정에서 충돌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트럼프 당선인은 승리 선언하고 이튿날인 지난 7일 자신의 선거운동을 승리로 이끈 수지 와일스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집권 2기 첫 백악관 비서실장으로 지명했다. 여성이 백악관 비서실장이 되는 것은 미 역사상 와일스가 처음이다.
대선 개표와 마찬가지로 상·하원 선거 개표도 아직 진행 중이다. 이를 최종 확정되려면 최장 수주가 걸릴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상원은 공화당이 53석을 이미 확보해 민주당을 밀어내고 장악에 성공했다. 기존에 공화당이 장악 중이던 하원은 개표가 진행 중인 곳이 남아있어 확정할 수 없는 상황이다. 공화당은 승리를 확정 짓진 않았으나 장악을 확신하는 분위기인 것으로 전해진다. 새 의회는 내년 1월 3일 처음 소집될 예정이다.
AP는 "현재로서는 대선과 관련해 그 어떤 주에서도 재검하겠다는 메시지가 나온 곳은 없다"면서도 "상·하원 개표가 아직 진행 중이고 누가 당선될지 결정되지 않은 상황인 만큼 일부 지역에서는 재검을 요청하는 일이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고 전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