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재입성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에게 대북 현안이 골칫거리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달 북한이 러시아에 병력을 대규모 파병하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의 소용돌이가 국제 정세에 파장을 부르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1기 재임 중은 물론 이번 대선 레이스에서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과거 친분을 과시해왔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인이 백악관행 두번째 티켓을 거머쥔 지금은 그때와 지금은 상황이 전혀 다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북핵 문제와 관련해선 제한적으로나마 한국, 미국과 공조하는 입장이었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다시 서방과 선을 긋는 '신(新)냉전'이 본격화했기 때문이다.
아시아 정치 전문가인 카리슈마 바스와니 블룸버그 칼럼니스트는 7일(현지시간) '트럼프는 북한이라는 골칫거리 속으로 걸어 들어갈 것'이라는 기고문에서 "제재와 경제적 불이익 같은 현재의 대북, 대러 제재 수단은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벤저민 엥겔 단국대 방문교수는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NK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북한과의 관계를 극적으로 바꿀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고 평가했다.
엥겔 교수는 "그는 여전히 김정은과 긍정적 관계를 갖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김정은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더 가까운 관계를 맺는 쪽으로 옮겨갔다"고 봤다.
김 위원장 입장에서도 트럼프 당선인이 약속할 것들을 위해 현재 러시아에서 받는 것들을 포기할 유인이 없다면서 "김정은은 한 차례 데었다. 왜 다시 데일 위험을 감수하겠느냐"라고 엥겔 교수는 되물었다.
미국 싱크탱크 랜드 연구소 소속 전문가 이준도 "하노이 북미회담에서 경험한 충격을 고려할 때 김정은이 완전하고 검증할 수 있고 비가역적인 비핵화(CVID)와 비슷한 조건으로 협상 테이블에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작년 9월 헌법개정과 화성-19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최근의 전개를 볼 때 북한은 미국으로부터 합법적 핵보유국으로 인정받는 것을 전제로 협상을 시도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내다봤다.
최유리 기자 yr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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