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선택 2024]
해리스, 블루월…트럼프, 선벨트+펜실베이니아
'공화 지지' 아이오와·백인여성 막판 변수될까
8400만 사전투표 '붉은 신기루' 일으킬수도
이번 미국 대통령선거 결과는 7개 경합주에서 결정된다. 특히 경합주 중 가장 많은 선거인단(19명)이 달린 펜실베이니아 표심이 좌우한다.
그러나 ‘블랙스완(Black swan·아무도 예측하지 못한 이례적 사건)’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과 여론조사가 잡지 못한 숨은 표심의 등장, 2020년 대선처럼 ‘붉은 신기루(Red mirage)’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와 속단하기 어렵다.
미국 대선은 총득표수가 아닌 과반 선거인단 확보, 일명 ‘매직넘버 270’을 먼저 달성하는 후보가 승리한다. 이미 표심이 한쪽으로 쏠린 43개 주에서 이변 없이 2020년 대선과 비슷한 결과가 나온다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226명, 트럼프 전 대통령은 219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할 수 있다. 남은 7개 경합주 93명이 승패를 결정짓는다. 특히 필승 공식은 펜실베이니아주 표심 잡기다. 7개 경합주 중 가장 많은 선거인단이 달린 데다 마지막까지 초접전 구도다. 뉴욕타임스(NYT)-시에나 대학이 지난 3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의 펜실베이니아 지지율은 48% 동률로 나타났다.
해리스 부통령의 유력 승리 시나리오는 과거 민주당 지지세가 강해 ‘블루월(Blue Wall)’이라 불리는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에서 모두 승리해 선거인단 44명을 확보하는 방안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일조량이 많은 ‘선벨트(Sun Belt)’ 4개 주 중 네바다(6명)를 제외한 조지아(16명), 노스캐롤라이나(16명), 애리조나(11명)에서 우세하다. 여기에 펜실베이니아를 잡으면 270명을 넘긴다.
‘블랙스완’이 나타날 수도 있다. 2016년, 2020년 대선에서 연달아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투표한 ‘공화당 텃밭’ 아이오와주(6명)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선두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디모인레지스터 등이 지난달 28~31일 아이오와에서 조사한 결과 해리스 부통령 지지율은 47%로 트럼프 전 대통령(44%)을 오차 범위(±3.4%포인트) 내에서 웃돌았다. 해리스 부통령이 아이오와를 가져간다면 대결 구도가 해리스 부통령에게 유리하게 바뀐다.
또 다른 변수는 숨은 표심 ‘히든 해리스(Hidden Harris)’와 ‘샤이 트럼프(Shy Trump)’다. 백인 여성들은 미국 인구의 약 30%를 차지하는 집단으로 온건 보수 성향이다. 2016년 대선에선 47%가, 2020년엔 53%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표를 던졌다. 그러나 이번 대선에선 여성의 재생산권이 최대 이슈로 떠오른데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에서 여성 비하 막말을 연일 쏟아내며 이들이 변심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16, 2020년 대선에서 과소평가됐던 숨은 트럼프 지지자들이 또다시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막판까지 결과를 속단하긴 어렵다. 지난 대선처럼 ‘붉은 신기루’ 현상이 나올 수 있다. AP통신과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약 8400만명이 우편 투표를 포함한 사전 투표에 참여했다. 2020년보단 낮은 수치지만, 개표 현황에 유의미한 영향을 줄 수 있다. 2020년엔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미시간 등 경합주는 개표 초반 트럼프 전 대통령이 우세했지만 우편 투표가 집계되자 조 바이든 대통령 승리로 뒤집혔다. 젊은 층이 많은 민주당 지지자들은 편리한 우편투표를 선호하는데, 우편투표는 봉투를 열고 서명을 확인하는 등 집계 준비까지 시간이 걸려 표가 늦게 집계되기 때문이다. 또 현장에서 진행하는 출구조사에 표심이 반영되지 않는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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