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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 Stage]베아트리체 라나 "한국인은 삶을 즐길줄 아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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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만에 독주회…'멘델스존·브람스·라벨' 연주

데뷔 무대는 누구에게나 긴장되고 떨리게 마련이다. 긴장이 지나쳐 두려움을 느끼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이탈리아 피아니스트 베아트리체 라나는 데뷔 무대를 "순수한 행복으로만 기억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그도 그럴 것이 그가 바흐 협주곡으로 데뷔했을 때 나이가 9살에 불과했다.


"대부분의 시간을 혼자 연습하고 연주하기에 피아노는 매우 고독한 악기라고 느꼈다. 그래서 처음으로 오케스트라와 함께 연주했을 때의 기억은 정말 행복한 감정으로 남아 있다. 마침내 다른 사람들과 무대를 함께 나눌 수 있다는 느낌은 큰 기쁨으로 다가왔다."


라나는 무대에서의 긴장과 아드레날린이 분비되는 흥분을 이후에 배웠다고 했다. 그는 둘 다 피아니스트였던 부모의 영향으로 4살 때부터 피아노를 배웠다.

[On Stage]베아트리체 라나 "한국인은 삶을 즐길줄 아는 사람들" 피아니스트 베아트리체 라나 [사진 제공= 마스트미디어, (c)Parlophone Recor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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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나가 28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독주회를 한다. 멘델스존의 '무언가'를 발췌해 들려주고 브람스의 '피아노 소나타 2번'을 연주한다. 2부 무대에서는 라벨의 '밤의 가스파르'와 '라 발스'를 연주한다.


라나는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공연의 주제는 '환상(Visionary)'"이라며 "상당히 강도 높고 각기 다른 이유로 매우 혁신적인 곡들"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첫 곡으로 연주할 무언가에 대해 멘델스존이 피아노 음악 작곡에도 뛰어났음을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멘델스존은 피아노 음악에 있어서는 다소 과소평가되는 경향이 있는 작곡가라고 생각한다. '무언가'는 자주 연주되지 않지만, 멘델스존이 짧은 시간 안에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보여주는 곡이다."


브람스의 피아노 소나타 2번은 브람스가 로베르트 슈만의 아내 클라라 슈만에게 헌정한 곡이라고 설명했다.


"클라라가 훌륭한 비르투오소(Virtuosoㆍ기교가 뛰어난 연주자)였기에 이 곡도 연주가 상당히 어려운 곡이다. 브람스가 20세라는 매우 어린 나이에 작곡한 곡으로, 브람스의 엄청난 재능을 내포하고 있다. 이 곡을 작곡한 시절의 브람스는 삶에 대한 갈망이 컸고, 그 에너지로 가득한 곡이다. 특히 마지막 4악장은 이후 브람스의 작품에서 볼 수 없는 굉장히 신비로운 느낌을 주는데, 이 악장에서 보여주는 브람스의 상상력이 매우 미래지향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라나는 라벨이 이번 독주회에서 연주할 세 작곡가 중 가장 미래지향적인 면모를 보여주는 작곡가라고 설명했다. '밤의 가스파르'는 라벨이 프랑스 시인 베르트랑의 같은 제목의 산문시에서 영감을 얻어 작곡한 작품으로 '옹딘(물의 요정)', '교수대', '스카르보'의 세 곡으로 이뤄진다.


'밤의 가스파르'는 기본적으로 공포 소설 같은 작품이다. '교수대'에서는 교수형을 당한 죽은 남자가, '스카르보'에서는 악마적인 인물이 등장한다. 심지어 '물의 요정'조차 아름답지만 결국 청자를 죽이려 하는 요정이다. '라 발스'는 낭만주의의 환상을 무너뜨리는 작품이다. 아름다운 왈츠, 아름다운 춤, 그리고 인형들까지, 이 모두가 마지막에 무너져 내린다."


한국에서의 독주회는 2017년 통영 독주회 이후 7년 만이다. 라나는 "한국을 정말 좋아한다"며 "한국에 돌아가게 돼 얼마나 행복한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라고 했다.


"한국은 어떤 면에선 아시아의 남미라고 생각한다. 한국 사람들은 삶을 즐기는 방법을 안다는 것이 내가 가장 좋아하는 부분이다. 관객들의 태도도 너무 좋다. 관객 중 상당수가 젊은 층이라는 점도 굉장히 반갑다. 유럽 사람으로서는 너무 신선하고 환상적이다. 한국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공연은 루체른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함께 삼성 인재개발원 콘서트홀에서 연주했을 때인데, 이때 공연장이 젊은 사람들로 가득 차 있어 큰 충격을 받았다. 이번에 연주하는 곡들 중에도 작곡가들이 젊은 시절에 쓴, 젊은 감성을 가지고 있는 작품들이다."


라나는 자신이 이탈리아 사람이지만 불고기 등 한식을 사랑한다고 덧붙였다.

[On Stage]베아트리체 라나 "한국인은 삶을 즐길줄 아는 사람들" 피아니스트 베아트리체 라나 [사진 제공= 마스트미디어, (c)Parlophone Records]

라나는 열여덟 살이던 2011년 몬트리올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하고 2013년 반 클라이번 국제 콩쿠르에서 준우승 및 청중상을 받으며 연주 활동에 본격적인 박차를 가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2015년 안토니오 파파노 경의 지휘로 로마 산타 체칠리아 오케스트라와 협연한 프로코피예프 피아노 협주곡 2번과 차이콥스키 피아노 협주곡 1번 워너클래식 음반은 그라모폰 '에디터스 초이스'에 선정됐다.


그는 파파노 경과 함께 야니크 네제세갱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음악감독을 자신의 삶을 바꾼 지휘자로 꼽았다.


"아주 어린 나이부터 이분들과 함께 작업을 시작했고, 정기적으로 작업을 해오고 있기 때문에 저에게 아주 중요한 두 분이다. 두 분은 뛰어난 지휘자일 뿐 아니라 멘토로서의 역할도 해줬다. 훌륭한 지휘자는 오케스트라 연주자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표현할 수 있도록 허용하면서도 지휘자 본인의 아이디어에도 충실히 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 파파노 경과 네제세갱 음악감독은 모두 음악적 재능과 상상력, 그리고 음악에 대한 이해도가 뛰어난 분들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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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나는 앞으로 탐구하고 싶은 작곡가로 슈베르트를 꼽았다. "무대에서 슈베르트 작품을 연주한 적이 없다. 그런 측면에서도 슈베르트는 제가 앞으로 더욱 탐구하고 공부해 나갈 가장 첫 번째 작곡가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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