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에 이어 또다시 진보교육감의 탄생
인수인계 없이 취임식 후 바로 업무 돌입
"이념 공세 맞서 진보 계승의 사명 이뤄내"
학습진단치유센터 등 통한 교육 치유 예고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에서 진보 성향의 정근식 후보가 당선됐다. 지난 10년간 서울교육 수장 자리를 지켜온 조희연 전 서울시교육감에 이어 또다시 진보 교육감의 탄생이다. 보수 진영은 조 전 교육감이 당선된 세 차례 선거에 이어 이번에도 단일화에 실패하며 탈환에 실패했다.
17일 교육청에 따르면 정 신임 교육감은 이날 오전 서울 선거관리위원회를 찾아 당선증을 수령한 뒤 종로구에 있는 서울시교육청으로 출근한다. 취임식은 오후에 예정됐지만 보궐선거로 인수인계 기간이 없는 만큼 바로 업무에 돌입한다. 첫날인 만큼 설세훈 부교육감과 각 실·국장과의 대면부터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정 교육감은 16일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최종 50.24%(96만3876표)의 득표율로 45.93%를 얻은 보수진영 조전혁 후보를 4.31% 포인트 차로 앞서 승리했다. 3위인 윤호상 후보의 득표율은 3.81%였다. 정 교육감은 초반 접전 시기를 넘긴 후 조 후보와 10% 포인트 이상 차이를 벌리면서 개표를 시작한 지 3시간도 안 돼 승기를 잡았다. 정 교육감은 당선이 확실시되자 "모두의 염원인 진보적 혁신교육 계승의 사명을 이뤄냈음을 보고드린다"며 "중도 보수를 내세운 극단적 이념 공세에 맞서 우리 교육의 터전을 지켜낸 상식의 승리라 아니할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우리에게 큰 의미를 준다"며 "그의 작품처럼 치열한 역사의식과 문화예술적 감수성을 키울 수 있는 교육이야말로 서울의 미래를 밝힐 열쇠"라고 강조했다. 정 교육감은 "보궐 선거인 만큼 주변 정돈을 마치는 대로 곧바로 교육청으로 들어가 바로 시민과 함께하는 서울교육을 시작하겠다"며 "여러분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자랑스러운 서울교육을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유권자들은 교육정책의 급격한 변화보다 이전 교육감 체제를 계승하겠다는 진보 진영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보인다. 3선 연임에 성공했던 조 전 교육감은 지난 10년간 진보 교육감의 자리를 지킨 바 있다. 물론 독자 출마를 선언한 최보선 후보와의 막판 단일화도 승세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보수 진영의 조 후보도 선거 막판 윤 후보에게 단일화를 제안했지만 윤 후보는 이를 거절했다.
정 교육감은 혁신학교, 학생인권조례 등 조 전 교육감의 핵심 정책을 계승하겠다고 공약한 만큼 당장의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학습진단치유센터(가칭)' 설치를 통한 학습 체계 변화는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정 교육감은 이를 통해 학습부진, 경계선 지능과 같은 문제점을 진단하고 치유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시험 없이도 학생의 학습 능력을 파악할 수 있는 '서울형학습나침반'의 설계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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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인권조례는 학생의 책무성 부분을 보완해 존치하고 야권에서 추진하고 있는 학생인권법 제정에도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과거 문재인 정부에서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던 만큼 역사사회학자로서의 강점을 살려 교육청 내 역사위원회, 역사교육자료센터를 만드는 등 역사 교육도 강화할 방침이다. 정 교육감은 지역·계층 간 교육격차를 파악하기 위한 '서울교육 양극화 지수' 개발도 약속했다.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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