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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주영 소떼 끌고간 그 길…폭파된 남북협력의 상징[뉴스설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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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남북화해·협력→남북단절 상징으로
일본 수탈·군수물자 수송 위해 개통한 길
남북기본합의서·정상회담 계기로 육로 연결
남북관계 바뀔 때마다 폐쇄·복원 합의 반복

편집자주'설참'. 자세한 내용은 설명을 참고해달라는 의미를 가진 신조어다. [뉴스설참]에서는 뉴스 속 팩트 체크가 필요한 부분, 설명이 필요한 부분을 콕 짚어 더 자세히 설명하고자 한다.

북한이 철로 제거에 이어 도로 폭파까지 감행하면서 남북을 연결하던 경의선·동해선이 끊겼다. 경의선은 서울에서 시작해 북한의 개성·평양을 지나 신의주에 이르는 499㎞의 철도를 통칭하며, 1937년 개통된 동해선은 강원 양양에서부터 북한 원산을 잇는 180㎞의 철도로 금강산이 구간에 포함된다. 남북을 잇는 경의선·동해선 철로와 도로는 남북화해와 협력의 상징물이었던 만큼 정상회담, 소 떼 방북, 금강산 관광 등 현대사 굵직한 장면 속 배경으로 국민들의 뇌리에 남아있다.


당초 경의선은 일제 침략과 수탈의 상징이었다. 구한말 일본은 대륙 침략 야욕을 실현하기 위해 한반도를 남북으로 종단하는 경의선을 개설했다. 대한제국을 압박해 철도부설권을 획득한 뒤 도로를 빠르게 개설하기 위해 토지 주인의 허락 없이 나무를 베어내고 무덤을 파헤치는 등 만행도 서슴지 않았다. 1906년 경의선 완공 후 이 도로는 러시아·중국 등 대륙을 침략하기 위해 군수물자를 수송하거나 조선에서 수탈한 물건을 본국으로 빠르게 옮기는 등 제국주의의 야욕을 뒷받침하는 데 이용됐다.


정주영 소떼 끌고간 그 길…폭파된 남북협력의 상징[뉴스설참]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1998년 6월16일 북한에 기증할 소를 트럭에 태워 임진각과 판문점을 통과해 북한 방문길에 올랐다. [이미지출처=한국정책방송원 e영상역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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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이후 끊겼던 경의선은 1990년대 남북 협력의 상징으로 탈바꿈한다. 1992년 2월 발표한 남북기본합의서에서 '끊어진 철도와 도로를 연결'(제3장 제19조)하기로 합의하면서 경의선과 동해선 철도·도로 복원에 대한 구상이 시작됐고, 2000년 6월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복원이 본격 추진됐다. 분단과 6·25전쟁으로 끊어졌던 한반도의 허리를 다시 잇는다는 역사적 의미가 컸다. 2002년 9월 경의선·동해선 철도·도로 연결 동시 착공식이 열렸다.


경의선·동해선은 남북교류를 위한 통로로 사용됐다. 남북 민간교류의 물꼬를 튼 것으로 평가받는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소 떼 방북이 대표적이다. 정 회장이 1998년 6월과 10월 소 1001마리를 이끌고 방북할 당시엔 남북 경의선 도로가 연결되기 전이었으나, 이후 그의 며느리인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2003년 평양 정주영체육관 개관식 참석을 위해 방문할 때는 완공된 경의선 도로를 이용했다.


정주영 소떼 끌고간 그 길…폭파된 남북협력의 상징[뉴스설참] 2007년 10월2일 남북정상회담에서 인사 나누는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이미지출처=한국정책방송원 e영상역사관]
정주영 소떼 끌고간 그 길…폭파된 남북협력의 상징[뉴스설참]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지나간 길이기도 하다. 2007년 10월 노 전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방북하면서 경의선 도로를 지나다 차에서 내려 걸어서 군사분계선(MDL)을 넘었다. 이 밖에도 경의선과 동해선 도로는 개성공단 기업의 물류 수송과 금강산 관광객 이동 통로 역할을 했다.


이후엔 남북관계에 따라 길의 운명이 수시로 달라졌다. 2008년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망사건으로 남북 관계가 경색되면서 같은 해 말부터 남북연결 철도·도로 운행은 사실상 중단됐다. 이후 2018년 판문점 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 화해 모드가 열리자 다시 경의선·동해선 철도와 도로를 연결하기로 재합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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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주영 소떼 끌고간 그 길…폭파된 남북협력의 상징[뉴스설참]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하지만 지난해 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남북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관계'로 규정하면서 다시 남북 육로 단절이 진행됐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해 말 경의선·동해선 도로에 지뢰를 매설한 데 이어 올해 5~7월 동해선·경의선 철도 레일 및 침목을 제거했다. 이달 16일엔 경의선·동해선 연결도로의 일부 구간을 폭파했다. 이로써 남북 연결 육로는 이제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통로만 남게 됐다. 화살머리고지도 있지만 차량이 이동할 수 없어 육로의 역할을 하지 못한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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