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가해자 사망…'공소권 없음' 종결 예정
"동생의 죽음 헛되지 않도록 처벌 강화하길"
국민청원, 현재 6000명 이상 동의
최근 해병대 부사관의 음주운전으로 숨진 피해자의 유가족이 국민청원을 통해 처벌 강화를 요구했다.
지난 30일 국회 전자청원 홈페이지에는 '영월 역주행 교통사고 관련 음주운전 처벌 강화에 관한 청원'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사고 피해자인 30대 남성이 친동생이라는 작성자 A씨는 "내 동생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남자로서, 가장으로서 멋진 삶을 살았다"며 "이른 나이에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일찍이 사회생활을 시작해 아름다운 가정을 꾸렸다. 사고 이틀 전에는 그토록 꿈에 그리던 서울로 이사해 아내, 두 아이와 함께 행복한 미래를 그렸다"고 말했다.
지난달 16일 오전 1시 27분경 강원 영월군 국도 38호선 영월2터널에서 해병대 수색 부사관 B씨가 몰던 SUV 차량이 역주행을 하다 A씨 동생의 승합차를 들이받은 사고와 관련된 내용이었다. 이 사고로 A씨 동생과 B씨가 모두 숨지고, 승합차에 타고 있던 A씨 동생의 아내와 자녀, 장인과 장모 등 5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경찰 조사 결과 당시 B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준(0.08% 이상)으로 확인됐다. 해당 사고는 가해자 B씨가 사망함에 따라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될 예정이다.
A씨는 이어 "한 남자의 피나는 노력으로 일궈낸 가정은 대한민국에서 흔한 음주 운전으로 너무나 쉽게 무너져 내렸다"면서 "해병대 부사관 가해자는 과거 음주 운전 등으로 군 재판까지 받은 전력이 있다고 했다. 그에게 왜 다시 운전대를 잡게 했느냐. 왜 솜방망이 처벌로 끝냈느냐"고 울분을 토했다. 또한 "친동생을 잃은 충격으로 밤마다 악몽에 시달리고 불면증으로 인해 괴롭다. 술을 드시면 안 되는 아버지께서는 끊으셨던 술을 다시 입에 대시며 아픔을 달래신다"며 "올케는 얼굴과 발에 멍이 가득한 채로 친동생의 장례를 치렀다. 장인어른은 휠체어에, 장모님은 중환자실에 누워 계신다. 아이들은 아빠가 언제 오느냐고 매일 울며 묻는다"고 전했다.
끝으로 A씨는 "이제 동생은 없다. 가해자도 없기에 벌을 물을 수도 없다"며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국민들에게 청원하는 것뿐이다. 동생의 억울한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대한민국의 음주 운전 처벌법을 더욱 강화해 달라"고 호소했다. 해당 청원은 현재 6745명이 동의한 상태다.
정예원 인턴기자 ywju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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