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간 머리카락 먹었다"
수술 통해 30㎝ 털 뭉치 꺼내
이식증, 섭식장애의 일종
이식증에 걸려 십수년간 머리카락을 먹어온 10대 청소년의 배에서 털 뭉치가 나온 일이 알려졌다.
시리아 알레포 대학병원 의료진은 최근 A양(18)이 한 달간 반복적인 구토와 식욕 부진을 호소해 병원을 찾았다고 밝혔다. 병원 측에 따르면 A양은 "지난 3년간 물만 마셨다"고 말했으며, 창백한 인상과 메마른 몸이 눈에 띄었다. 복부 검사 결과 그의 윗배에는 배꼽까지 이어져 있는 정체불명의 덩어리가 발견됐다.
A양의 부모는 "딸이 머리카락을 씹는 습관이 있다"고 전했고, 의료진은 이식증을 의심해 개복 수술을 진행했다. 그 결과 A양의 위에서는 30㎝ 크기의 털 뭉치가 나왔다. 그는 14년가량 자신의 머리카락과 빗에 끼어 있는 짧고 뻣뻣한 털을 뽑아서 먹어온 것으로 파악됐다. 다행히 A양은 수술 후 진행된 6개월간의 추적 관찰에서 양호한 상태를 보였고, 체중 역시 35㎏ 65㎏으로 두 배 이상 늘며 건강을 되찾았다.
이식증은 음식이 아닌 것을 반복적으로 섭취하는 섭식장애의 일종이다. 이식증의 원인은 불분명하지만 영양분 부족, 극도의 불안감과 스트레스, 만성 우울증, 약물 중독 등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신부나 자폐 스펙트럼 장애, 지적 장애 등을 앓고 있는 사람에게도 나타날 수 있다.
앞서 지난 8월 이란에서도 30대 남성이 복통과 구토 증상으로 병원을 찾았다 뱃속에서 400개가 넘는 금속을 꺼냈다. 그는 당시 아편에 중독된 상태였으며, 병원으로부터 이식증을 진단받았다. 또한 지난달 독일의 빌레펠트대 베델 어린이센터는 우크라이나 출신 10대 청소년의 위에서 고무장갑을 발견했다. 의료진은 소년의 토사물에 정체가 불분명한 끈의 일부와 작은 플라스틱이 섞인 것을 확인한 뒤 이식증을 의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예원 인턴기자 ywju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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