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주 '메론바'에 부정경쟁행위금지 청구 소송
1심서 패소…재판부 "차별적 특징 인정 어려워"
빙그레 "포장 이미지 쌓는데 상당한 노력"
빙그레가 회사 주력 제품인 멜론 맛 아이스크림 '메로나'의 포장지 디자인을 따라 했다며 경쟁 업체인 서주를 상대로 소송을 내 1심에서 패소한 가운데 이에 불복해 항소했다.
빙그레는 법원의 판단을 다시 받아보기로 결정하고 항소장을 제출했다고 30일 밝혔다. 빙그레 측은 "포장의 세부적인 요소의 결합으로 형성된 종합적 이미지가 주지성이 있고 (이는) 빙그레의 성과"라며 "제품명이 아닌 포장 자체로 식별력이 있고 개별적 요소를 결합한 종합적인 포장 이미지가 출처표시로 기능하는데, 빙그레는 이러한 이미지를 쌓는데 상당히 많은 질적, 양적 노력과 시간을 들였다"고 항변했다.
앞서 빙그레는 서주의 '메론바'가 메로나 디자인을 표절한 것이라며 부정경쟁행위금지 청구 소송을 제기했으나 지난 6일 1심에서 패소했다. 재판부는 "멜론 본연의 연두색을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것은 물론, 특정 상품을 연상할 정도로 차별적 특징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상품의 포장에 사용할 수 있는 색상은 상품의 종류에 따라 어느 정도 한정돼 있어 색상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과일을 소재로 한 제품은 그 과일 본연의 색상을 누구라도 사용할 필요가 있다"며 "빙그레의 포장이 법률상 보호할 가치가 있는 이익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빙그레는 "실제로 제품 포장에 제품명이 기재되어 있음에도 소비자들에게 혼동을 초래한 경우가 수없이 많이 확인됐다"며 "포장의 종합적 이미지가 보호받지 못한다면 아이스크림 포장의 한정된 형태를 고려해 볼 때 보호될 수 있는 포장지가 거의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빙그레 측은 항소심을 통해 이와 같은 회사의 입장을 소명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빙그레는 1992년 멜론 맛이 나는 바 형태의 아이스크림 메로나를 출시했고, 서주도 2014년 이와 유사한 메론바를 내세웠다. 이들 제품은 이름만 조금 다를뿐 구성이나 포장 디자인, 색상 등이 비슷하다. 빙그레는 메로나 포장 디자인을 2004년부터 사용했다는 점을 근거로 서주가 이를 따라 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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