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물로 구상나무 멸종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기술이 국내에서 개발됐다.
국립산림과학원은 안영상 전남대 교수팀과 함께 친환경 미생물로 어린 구상나무의 고사율을 줄이는 동시에 면역력을 높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30일 밝혔다.
구상나무는 국내 특산수종으로 최근 기후변화 등 영향을 받아 멸종위기에 몰렸다. 현재는 한라산·지리산·덕유산 등 한반도 중부 이남을 중심으로 9개 군락만이 남아 있다.
구상나무의 주된 쇠퇴 원인으로는 숲의 지속가능성을 나타내는 어린나무의 출현 비율이 급격히 줄어든 것이 꼽힌다. 실제 구상나무 어린나무의 출현 비율은 2018년에서 2020년 43.5% 감소한 것으로 조사돼 구상나무의 보전·복원을 위한 증식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에 산림과학원과 안 교수 연구팀은 고사한 구상나무 어린나무의 RNA 분석과 접종 등으로 구상나무에 치명적인 병원균 2종을 확인, 구상나무 병원균 접종묘에 미생물을 처리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이 결과 배지 처리구에 비해 구상나무 어린나무의 생존율이 1.4배~1.8배, 생장량이 1.8배 증진되는 효과를 확인했다.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은 학술 가치를 인정받아 국제 과학 전문지인 ‘Biological Control’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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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효인 산림과학원 연구사는 “미생물을 활용한 구상나무 면역력 증진 기술의 개발은 구상나무 숲을 재건하기 위해 필요한 어린나무 생산에 핵심적 연구 결과”라며 “산림과학원은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해당 기술을 다른 고산 침엽수에도 확대 적용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대전=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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