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엔 2시간 분량 영상 녹화돼 있어
대전의 한 아파트 복도에서 누군가 소형 카메라를 설치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 24일 오후 7시 40분께 대전 대덕구 한 복도식 아파트에서 입주민 A씨가 아파트 복도를 향해 비추고 있던 검은색 소형 카메라를 발견했다. A씨는 경비실에서 방범용 목적으로 설치한 게 아니라는 걸 확인하고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이 회수해간 카메라에는 2시간 분량의 영상이 녹화돼 있었다. 화질이 좋지는 않았으나, 영상에 녹화된 사람의 성별과 행동 등은 식별이 가능한 상태였다. 카메라를 최초로 발견한 A씨는 "외부인의 소행인 것 같다"고 추측했다. A씨는 "처음 발견했을 때는 단지 감시용 카메라인 줄 알았는데,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몰래카메라로 많이 쓰이는 제품이길래 너무 소름 돋았고 불안하다"며 "1990년대에 지어진 아파트라 비밀번호 입력 없이 아파트로 들어올 수 있어 외부인이 어떠한 불순한 목적을 가지고 설치한 게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발견된 카메라는 실제로 인터넷에서 2만∼4만원대에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제품이다. 경찰은 엘리베이터 폐쇄회로(CC)TV 등을 분석해 아파트 복도에 카메라를 설치한 이를 찾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누가 어떠한 목적으로 설치했는지 확인하고 있다"며 "아직 확인된 것은 없지만 만약 외부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설치했을 경우에는 건조물침입죄 등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행법상 건조물 침입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
이 가운데 아파트 복도에서 발견된 카메라는 지난 7월 온라인에서 논란됐던 가정집 화장실 변기에서 발견된 몰래카메라와 동일 제품인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누리꾼 B씨는 평소 귀가 시간보다 일찍 집에 갔다가 변기에서 화장실을 비추고 있던 카메라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으나, 결국 범인을 잡지 못했다. B씨는 "손님이 와서 변기가 깨끗한지 확인하려다 불이 깜빡거리는 카메라를 발견해 소스라치게 놀랐다"라며 "아침에 매일 남편이 확인하고 청소도 자주 하는데, 그땐 없었기 때문에 내가 나갔을 때 (누군가) 들어온 게 확실하다"라고 말했다.
또 그는 "설치된 몰래카메라는 촬영 시간이 짧은 중국산 제품으로, 지문이 잘 남지 않는 소재였고, 카메라의 메모리칩마저 손상돼 복구하지 못했다"며 "이런 일이 더는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위험을 감수하고 꼭 알리려고 용기 냈다"고 덧붙였다. B씨는 터치식 도어락은 누르기 전 주변을 살피고 도어락을 누른 뒤 꼭 지문을 닦으라고 당부하며 현관에 카메라를 설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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