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원 소방서 앞 외제차 불법주차
차주, 소방관들에게 따지며 적반하장
"점심 좀 먹고 왔더니 면박을 주냐"
점심시간 소방서 앞에 불법주차를 한 외제 차 차주가 소방관들에게 화를 내는 등 안하무인의 태도를 보였다는 주장이 나왔다. 26일 복수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지난 24일 ‘소방서 앞 민폐 주차 아우디 차주 적반하장 반성하십시오’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이날 정오께 경남 창원의 한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집에 가던 길에 소방서 앞 주차금지 구역에 세워진 아우디 승용차 한 대를 목격했다고 한다. 글과 함께 올라온 사진을 보면, 아우디 차량은 소방차와 구급차가 드나드는 차고지 앞에 주차금지를 의미하는 빗금이 표시된 구역에 불법 주차돼 있다.
A씨에 따르면 당시 소방관 2명이 차량 근처에 있었는데, 마침 아우디 차주 B씨가 나타났다. 불법주차에 대해 사과할 것이라는 A씨의 예상과 달리, B씨는 오자마자 대뜸 화를 냈다고 한다. B씨는 “점심시간인데 좀 봐줘야 하는 것 아니냐”, “그동안 여기에 자주 주차했는데 왜 이번에만 지적하느냐”, “밥 좀 먹고 온 것인데 면박을 주느냐”. “내 차 때문에 소방차가 출동하지 못한 것도 아니지 않느냐”라며 따졌다.
이에 A씨는 “불법주차 자주 한 게 뭐 그리 자랑이라고 그렇게 우기는지 모르겠다”며 “차주가 오자마자 큰소리로 화부터 내서 정작 현장에 있던 소방관들은 제대로 말도 못 꺼내더라. 황당했다”고 전했다.
심지어 B씨는 소방관들을 향해 “소방서에 가서 센터장과 얘기하고 정식으로 민원을 넣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B씨가 소방관에게 소리를 치는 동안 소방서 안에 있던 다른 소방관들도 밖으로 나왔지만, B씨는 아랑곳없이 고함을 쳤다.
A씨는 “이쯤 되면 민망할 법도 한데 기죽지 않고 열몇명 되는 소방관들에게 고래고래 소리치며 기세등등했다”며 “살면서 이렇게 황당한 일은 처음이라 집에 가는 것도 잊고 보고 있었다”고 밝혔다. 보다 못한 A씨가 “소방서 앞에 주차하면 당연히 안 되고, 교차로 빗금 표시에 주차금지 문구도 있지 않으냐. 선생님이 잘못하신 게 맞는다”고 지적했으나, B씨는 말을 얼버무리더니 다시 소방관을 향해 항의했다고 한다.
A씨는 “여기서 딱 느꼈다. 이 차주는 공무원을 자기 아랫사람으로 본다. 그래서 나한테는 대충 넘어가고 죄 없는 소방관들만 면박 준다”며 “탁 트인 소방서 앞에서도 저럴 정도면 대체 안 보이는 곳에서는 얼마나 꼴불견일지 소방관을 포함한 모든 공무원분이 안쓰럽다”고 했다. 이어 “말이 안 통하길래 제가 차주한테 ‘그렇게 당당하시면 제가 이거 사진 찍어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려도 되냐’고 묻자 올리라고 하더라. 그래서 올린다”며 “저는 대한민국에 이런 사람 더는 없는 줄 알았다. 뉴스에 나오는 건 과장이겠지 했다. 차주는 이 글을 보시면 진짜 반성하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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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교통법에 따르면 소방차 등 긴급 차량의 통행에 지장을 줄 경우 2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2018년 개정 소방기본법에 따르면 소방청은 불법 주·정차로 소방차의 통행과 소방 활동을 방해한 차량을 제거·이동시켜 차량이 훼손되더라도 손실 보상하지 않아도 된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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