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주식 30% 대규모 물량 쏟아질 수도
CB 발행한도 상향 안건 주총 통과 여부 주목
코스닥 상장사 에이텀이 대규모 전환사채(CB) 발행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12월 상장 후 공모가 고평가 논란 등으로 주가가 반토막 이상 하락한 상태라 이 주가로 CB 발행 시 기존 주주들은 주가 희석 위험에 노출될 우려가 제기된다.
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에이텀은 100억원 규모 CB 발행을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기 3년에 표면이자율 0%, 만기이자율 3%, 발행 1년 후부터 만기일까지 전환청구 가능 등의 조건을 검토 중이다.
매수청구권(풋옵션) 및 매도청구권(콜옵션) 조건도 상세하게 구성했다. 풋옵션의 경우 발행 18개월 후 매 3개월에 해당하는 날 행사할 수 있다. 콜옵션은 전체 CB의 30%를 발행 후 12개월부터 24개월 전까지 매 1개월마다 행사할 수 있다. 향후 콜옵션을 활용해 특정인이 수익을 거머쥘 수 있는 구조다. 전환가 조정(리픽싱) 한도도 70%로 계획 중이다.
에이텀은 오는 30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 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한도를 늘리는 안건을 상정한 바 있다. 기존에 각각 50억원까지 발행할 수 있었던 CB와 BW를 각각 300억원, 100억원까지 발행할 수 있도록 정관을 변경하는 안건이다. 주총에서 안건이 통과되면 근 시일내에 위와 같은 조건으로 CB를 발행할 계획인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에이텀은 이번 주총에서 CB 발행한도를 확대하는 이유에 대해 “기존 정관상 발행한도가 작게 설정돼 있어 선제적으로 한도 금액을 상향하는 것일 뿐, 현재 CB·BW 발행이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럼에도 구체적인 조건까지 마련해 CB 발행을 준비하고 있었던 것이다.
에이텀이 현재 시가총액 수준에서 100억원 규모 CB를 발행하면 주가가 큰 폭으로 희석될 수 있다. 최근 에이텀의 주가는 약 8400원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CB의 전환가가 이 수준에서 결정되면 향후 119만주가량이 새로 발행될 수 있다. 여기서 주가가 하락해 리픽싱까지 된다면 현재 에이텀 전체 주식의 30%가 넘는 물량이 새로 발행된다.
이에 이번 주총에서 CB 발행한도 확대 안건이 통과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특히 에이텀이 지난해 12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당시 공모가 근처에서 투자했던 기관 및 소액주주들이 안건에 찬성할지 여부가 관건이다.
에이텀은 기술특례 방식을 활용해 공모가 1만8000원으로 코스닥에 상장했다. 하지만 당시 제시했던 실적 전망치와 큰 괴리를 보이며 대규모 적자를 기록해 ‘뻥튀기 상장’ 논란에 휩싸였고 현재 주가는 반토막 난 상태다.
이에 대해 에이텀 관계자는 “CB 발행에 대해 확정된 사항이 없다고 말했을 뿐, 검토하지 않았다고는 말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장효원 기자 specialjhw@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