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행히 그림 파손 없어
24일 작품 전시 재개 예정
경기 용인의 호암미술관에서 '파스텔의 마법사'로 불리는 스위스 작가 니콜라스 파티(44)의 한국 첫 개인전이 열리고 있는 가운데, 한 어린이 관람객의 실수로 수억 원대 전시품이 바닥에 떨어지는 일이 발생했다. 심각한 파손은 발생하지 않았지만 이로 인해 작품 전시가 일시 중단됐다.
호암미술관 측에 따르면, 이번 소동은 추석 연휴 기간인 지난 18일 발생한 일로 한 어린이 관람객이 작품을 등진 채 휴대전화를 보며 걷다가 전시 좌대를 건드렸다. 당시 바닥에 떨어진 작품은 '나무가 있는 세폭화'다. 휴대용 제단화처럼 접을 수 있는 아치 모양 화면 세 개에 그려진 삼면화 형태다. 파티를 대표하는 형식 중 하나로 '캐비닛 작품'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대리석 느낌으로 칠을 한 나무 좌대 위에 설치된 것이 특징이다.
다행히 이번 사고로 인한 큰 피해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술관 측은 "확인 결과 작품 파손은 없었으나 (그림을 연결하는) 경첩의 나사 2개가 이탈했다"며 "작가와 상의해 조치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전시가 중단됐던 '나무가 있는 세폭화'는 좌대 보완 후 24일부터 다시 관람객을 만난다.
스위스 로잔 출생으로 뉴욕에서 활동 중인 파티는 초현실적이고 몽환적인 그림으로 유명한 작가다. 18세기 유럽에서 유행한 후 잊힌 파스텔화의 전통을 재해석해 건축적인 스케일로 파스텔 벽화를 만든다. 파티의 작품은 미술시장에서 수십억 원대에 거래된다. 앞서 이달 초 아트페어 프리즈 서울에서 삼면화 한 점이 35만 달러(약 4억6800만원)에 판매되기도 했다. 이번 전시는 그가 한국에서 여는 첫 개인전으로 지난달 31일 개막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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