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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역행하는 기후정책…미세먼지 감축 예산 176억 삭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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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장 미세먼지 관리사업 예산 삭감
올해 665억원에서 489억원으로 줄어
핵심 대기정책도 건전재정 기조 영향
수년간 예산 제대로 못 썼다 지적도

[단독]역행하는 기후정책…미세먼지 감축 예산 176억 삭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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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장의 미세먼지를 관리·감축하는 예산이 내년도에 26%나 삭감된 것으로 확인됐다. 대기질 개선의 핵심 정책으로 꼽히지만 정부의 건전재정 기조를 피하지 못했다. 투입 재정만 한때 수천억 원에 달할 정도로 규모가 큰 사업이었지만 예산을 제대로 쓰지 못해 지출구조조정을 당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1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박홍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사업장 미세먼지 관리사업 설명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해당 사업의 내년도 예산을 489억5300만원으로 책정했다. 올해 665억9100만원에서 176억3800만원(26.5%) 줄어들었다.


사업장 미세먼지 관리사업은 전국 기업체의 대기오염물질과 미세먼지를 관리·감독하고, 감축을 유도하는 정책이다. 2005년부터 시작된 사업으로 대기환경 보전 프로그램의 핵심 정책으로 거론된다. 윤석열 정부에서도 국정과제로 미세먼지 개선사업이 선정됐다.

[단독]역행하는 기후정책…미세먼지 감축 예산 176억 삭감됐다

주무 부처인 환경부도 예산이 충분히 편성돼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환경부는 부처 건의 사항을 통해 기획재정부 측에 “국정과제 이행, 대기환경개선 종합계획, 대기환경관리 기본계획에 관련되는 사업”이라면서 “사업장 미세먼지 저감의 원활한 추진 및 국정과제 추진을 위한 사업예산이 적극 반영될 필요가 있다”고 요청했다.


그러나 정부의 강도 높은 재정건전성 개선 기조를 피하지 못했다. 정부는 내년도 예산을 편성하면서 24조원 규모의 고강도 지출구조조정을 병행했다. 3년 연속 20조원대 구조조정이다. 각 부처에서도 효과성이 낮거나 집행률이 부진한 사업을 위주로 자체적으로 덜어냈다.


환경부가 수년간 예산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한 탓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2021년만 해도 해당 사업 예산은 5071억원에 달할 정도로 규모가 컸다. 하지만 집행이 저조하다는 비판이 많았다. 지난해 국회 환노위에서는 사업의 실집행률이 부진하고 사업장 중도 포기로 매년 불용이 발생하니 대안을 검토하라는 지적이 나왔다. 2022년 국회 예산결산위원회에서도 집행 가능 수준의 예산을 편성하라는 권고가 있었다.


이번 예산 삭감으로 대기관리 정책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세부 사업 중에서는 ‘소규모 사업장 방지시설 설치지원’ 프로젝트가 직격탄을 맞았다. 정부는 오염배출관리에 돈을 쓰기 어려운 영세 업체에 미세먼지 방지시설을 지원해왔다. 각종 연구에서 인근 먼지 농도를 크게 낮추는 데 기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효과가 크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해는 726개 사업체가 지원을 받았는데, 내년에는 지원 대상이 300개로 절반 넘게 줄어든다.


[단독]역행하는 기후정책…미세먼지 감축 예산 176억 삭감됐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환경부는 예산삭감으로 사업 대상을 줄여야 하는 만큼 효과가 높은 사업체부터 지원할 계획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노후시설 교체 물량이 해소되면서 (예산이) 자연스럽게 감소한 부분도 있다”면서 “(영세 사업장의) 배출량 규모는 작지만 주민들의 불편함이 있을 수 있으니 산업단지처럼 오염이 집중돼 있거나 민원이 있는 사업체 위주로 먼저 지원하겠다”고 설명했다.



사업예산이 빠르게 줄어들면 미세먼지 저감 정책에 역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박 의원은 “미세먼지 관리사업은 국민의 건강과 직결된 정부의 국정과제임에도 불구하고 예산이 대폭 깎였다”면서 “환경 관련 예산이 정기국회 논의 과정에서 복원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종=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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