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15%에 가까운 체중 감량 효과를 선보이며 '기적의 비만약' 열풍을 이끈 노보노디스크의 비만 치료제 위고비가 다음 달 한국에 상륙한다.
한국노보노디스크제약은 다음 달 중 위고비를 한국에 출시한다고 10일 밝혔다. 지난해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비만 또는 과체중이면서 동반 질환이 있는 환자의 체중 감량 및 체중 관리'를 위한 보조제로 허가받았지만 물량 확보 등에 난항을 겪으면서 약 1년 반이 지나서야 실제로 환자들을 만날 수 있게 됐다.
위고비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유사체 기반의 세마글루티드 성분 약물이다. 이 약은 처음에는 GLP-1이 인슐린과 함께 췌장에서 분비돼 혈당을 조절한다는 점에 착안해 당뇨병 치료제인 오젬픽으로 개발됐다. 하지만 이 성분이 위와 뇌에도 작용해 식욕을 억제하는 등의 체중 감량 효과가 있다는 점이 확인되면서 비만 치료제인 위고비로도 선보이게 됐다.
위고비는 판매가 시작된 미국과 영국, 독일, 일본 등 해외 8개국에서는 선풍적 인기를 보이며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45억달러(약 6조원)의 매출을 올리며 전년 동기 대비 407%의 성장세를 나타냈다. 이에 더해 비만이 질환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심혈관질환, 비알코올성 지방간 등도 개선할 수 있다는 점이 임상에서 추가로 확인되면서 나날이 치료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치매 치료 효능을 입증하기 위한 글로벌 임상 3상이 한국 등에서 진행되고 있기도 하다.
위고비는 이처럼 단순한 체중 감량을 넘어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을 줄이는 등의 효능을 보이면서 미국 등에서는 공공보험 급여가 적용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현재 급여 신청이 이뤄지지 않은 만큼 비급여로 출시될 전망이다. 위고비는 미국에서는 한 달 투약 기준 1350달러(약 180만원) 수준에 판매되고 있다. 아직 국내 출시 가격은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다음 달 출시가 예정된 위고비와 달리 동일 성분의 당뇨병 치료제인 오젬픽은 아직 출시 일정이 불투명하다. 노보노디스크 관계자는 "두 제품의 주요 성분은 같더라도 용량 구성이 상이한 등 다른 제품"이라며 "생산 및 분배 계획 등도 다를 수밖에 없어 오젬픽은 아직 공급을 위한 물량 확보가 이뤄지지 않아 출시 일정이 미정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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