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잠실동에 위치한 석촌호수에 대형 랍스터 풍선이 등장했다. 노란 왕관을 쓴 16m 높이의 랍스터는 달걀부침 패턴의 파란색 셔츠를 입고 튜브를 타고 있는 모습이다. '차세대 앤디 워홀'로 불리는 영국 출신의 세계적인 예술가 필립 콜버트(Philip Colbert)의 작품이다.
석촌호수가 공공미술관 역할을 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4년에는 고무 오리 '러버덕'이 등장했다. 높이 16.5m, 600kg의 초대형 고무 오리 러버덕은 평화와 희망이라는 메시지를 담았다. 이 전시에는 한 달간 500만 명이 참여했다.
그 뒤에도 이곳에는 판다+(2015), 슈퍼문(2016), 스위트 스완(2017), 카우스: 홀리데이 코리아(2018), 루나 프로젝트(2019), 다시 온 러버덕(2022) 등의 작품이 전시됐다. '슈퍼문'은 미국 출신의 아티스트 듀오 '프렌즈 위드유'의 사무엘 복슨과 아르투로 산도발의 작품이다. 지름 20m, 높이 18m의 '슈퍼문'은 보름달을 보며 소원을 비는 한국적인 이야기에 착안해 만들어졌다. 이 밖에도 5마리의 백조 가족으로 구성된 '스위트 스완', 일상으로부터 탈출해 모든 것을 잊고 세상을 바라보며 휴식을 취하는 모습을 표현한 '카우스' 등이 석촌호수에 띄워졌다.
10년간 석촌호수의 7개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보러 온 관람객 수는 약 1648만명이다. 각 프로젝트 기간이 평균 한 달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놀라운 성과다.
석촌호수의 변신 배경엔 롯데의 노력이 있다. 제2 롯데타워, 롯데월드 등이 자리 잡고 있는 잠실을 테마파크로 조성해 세계적인 관광 명소로 거듭나기 위해서다. 지역 상생 효과도 있다. 첫 번째 공공미술인 '러버덕'의 인기로 석촌호수 일대 카페 등 상권 매출은 전년 대비 10% 증가했고, '송리단길'이 조성됐다. 이후 전시 기간마다 송리단길과 방이먹자골목 등 상권은 특수를 누렸다.
함께 진행한 석촌호수 정화작업 덕분에 지역 분위기도 달라졌다. 인공호수인 석촌호수는 수도관을 통해 한강으로부터 물을 공급받는다. 물이 통하지 않다 보니 도심의 오염물질이 스며들어 수질은 탁해졌다. 녹조 현상과 악취도 발생했다. 롯데는 지역 사회공헌 일환으로 송파구청과 함께 2021년 8월부터 석촌호수 수질 개선 사업을 진행 중이다. 광촉매를 활용한 친환경 공법으로 기초 수질을 향상하고 녹조 형성을 억제해 호수의 탁도와 청정도를 개선했다. 그 결과 석촌호수 투명도는 0.6m에서 최대 2m까지 증가했다. 수질환경기준 대부분의 항목에서도 1등급 판정을 받았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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