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신경과 담당의 없다며 환자 거부해
119 신고 1시간 지난 뒤에야 병원 도착해
갑작스레 고열 증상 등을 보이며 경련을 일으킨 2살 아이가 위급한 상황에서 11곳의 응급실로부터 진료 거부를 당해 의식불명에 빠진 일이 일어났다. 2일 KBS는 지난달 3일 오후 8시 40분께 A 양이 열이 나고 경련 증상을 일으켰지만, 치료를 받지 못해 현재 의식불명 상태라고 보도했다. 당시 A 양의 부모는 119를 불렀고, 10여분 만에 구급대원이 도착했으나 병원으로 출발할 수 없었다.

병원으로 출발할 수 없었던 이유는 수도권 서남부 권역별 병원 응급실에서 환자를 받아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자택에서 가장 가까운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진료를 거절당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10여곳의 병원으로부터 진료를 거부당했고 그러는 사이 아이의 상황은 더 악화했다.
구급차에 동승했던 아이의 엄마는 아이의 상황이 시시각각 악화하는 것을 바라보면서 울면서 병원 측에 받아달라고 애원하는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뒤늦게 연락이 닿은 병원에서 응급진료가 가능해 이송했지만 이미 119 신고로부터 한 시간이나 훌쩍 지난 뒤였다. 병원 도착 후 응급치료를 시작해 경련은 멈췄지만, A 양은 뇌 손상을 당해 한 달째 의식불명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그의 응급치료를 거절했던 병원들은 '진료할 의료진이 없다'는 이유로 이송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아응급실을 운영하는 한 병원은 소아과 의사는 있었지만 '소아신경과' 담당의가 없다며 환자를 받지 않았다. 한편 소방청의 발표를 보면, 올 상반기에 병원의 거부로 4차례 이상 환자를 재이송한 사례는 17건에 달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