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9월 늦더위에 대비해 석탄·액화천연가스(LNG)발전소 정비 일정을 1~2주 순연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공급능력을 2GW 이상 추가 확보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안덕근 장관이 늦더위로 전력수요가 계속 높게 유지될 가능성에 대비해 지난달 31일 유관기관과 점검회의를 열고 9월 전력수급 전망과 전력설비 관리계획을 재점검했다고 1일 밝혔다.
기상청은 9월 1주 기온이 평년 대비 높을 확률을 60%, 2주에는 평년 대비 높을 확률을 40%로 전망했다.
통상 여름철 집중관리 기간(7월3주~8월3주)에는 발전설비를 최대로 가동하고 여름이 끝날 무렵 9월부터 본격적으로 발전기를 순차적으로 정비해 동계 전력수급 대책기간 전까지 정상 복귀하도록 한다. 하지만 9월 1주와 2주에도 평년 대비 높은 기온이 지속될 것이라는 기상 예보에 따라 산업부는 9월 발전기 정비 일정을 전면 재검토했다.
9월 1주에 정비 착수 예정이던 7개 발전기의 정비를 1~2주 순연해 공급능력을 2GW 이상 추가 확보하기로 했다. 그 결과 10GW 이상의 예비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새로 건설된 시운전 발전기, 예비력 부족시 가동할 수 있는 약 7GW의 예비자원도 준비돼 있어 전력수급은 안정적으로 관리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안 장관은 "누적된 더위와 태풍 종다리 영향으로 역대 최대 전력수요(올해 8월20일·97.1GW)를 기록했음에도 전력 유관기관의 적극적인 설비 관리와 실시간 대응 노력 덕분에 전력수급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었다"며 "과거 발생한 가장 큰 전력 위기상황은 한여름이 아니라 2011년 9월 15일에 늦더위 상황에서 발생하던 것처럼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끝까지 전력수급 관리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말했다.
최근 5년 전력수요는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최대시장수요는 2020년 89.1GW였는데 올해 97.1GW로 8GW(9%) 증가했다. 작년 피크(93.6GW)에 비해서도 3.5GW 상승한 수치다. 산업부 관계자는 "태양광 설비 증가로 총수요-시장수요 간 차이가 벌어지기 때문에 시장수요 증가 속도는 상대적으로 적게 보이는 착시가 발생한다"며 "총수요는 2020년 92.8GW였으나 작년에 처음 100GW를 돌파, 올여름 103.5GW를 기록, 2020년 대비 10.7GW(11.5%) 증가했다"고 강조했다.
산업부는 태양광 확대로 전력수요의 변동성이 증가해 이에 대한 대응체계 마련이 시급하다고 보고 있다. 산업부에 따르면 올여름 전국의 태양광 설비는 약 31GW로 단순 계산 시 태양광 이용률이 10%포인트 낮아지면 예비력(공급능력과 전력수요의 차이)은 3.1GW 감소한다. 또 태양광 설비의 약 40%가 호남권에 집중돼 있어, 호남지역에 구름이 생기면서 태양광 이용률이 급락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산업부 관계자는 "향후 태양광 설비용량이 증가하면 태양광 이용률 증감에 따른 예비력 변동 폭도 더 커질 수밖에 없어 수급 불안정이 심화할 것"이라며 "태양광을 확대하려면 발전량의 예측·감시·제어 능력을 확보하고, 안정적 전원과 백업 설비로 변동성을 완충할 수 있는 전원믹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종=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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