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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일해도 내집은 없다" 포기 속출…무너진 '아메리칸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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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 드림’ 믿는다…53%에서 34%로

미국에서 인종과 계급을 뛰어넘어 열심히 일하면 성공한다는 '아메리칸 드림'을 믿는 미국인이 급격하게 줄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는 시카고대 여론연구센터(NORC)와 함께 지난 6월 26일부터 7월 8일까지 미국 성인 1502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를 이날 공개했다.


"열심히 일해도 내집은 없다" 포기 속출…무너진 '아메리칸 드림' [사진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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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에서 '열심히 일하면 성공한다는 아메리칸 드림이 유효하냐'라는 질문에 '여전히 유효하다'고 답한 비율은 34%로 조사 대상의 3분의 1에 불과했다. 12년 전인 지난 2012년 미국 공공종교연구소(PRRI)가 성인 2501명을 대상으로 같은 질문을 했을 때는 '아메리칸 드림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응답이 53%로 절반을 넘었다. 아메리칸 드림에 대한 미국인들의 기대가 과거보다 크게 낮아진 것이다.


이번 조사에서 아메리칸 드림이 '한때는 유효했지만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답한 응답자는 49%에 달했고, '한 번도 유효한 적이 없었다'는 응답자는 17%로 나타났다.


미국인은 보통 '아메리칸 드림'의 표본으로 주택을 소유하고, 가정을 꾸리고, 편안한 은퇴 생활을 하는 것을 기대하지만 이를 실현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응답자는 소수에 불과했다. 조사 대상 응답자의 89%는 집을 소유하는 것이 자신의 미래에 필수적이거나 중요하다고 생각했지만, 정작 '주택 소유가 쉽거나 쉽게 달성할 수 있다'고 답한 사람은 10%에 불과했다. 또 재정적 안정과 편안한 은퇴 생활이 중요하다고 응답한 이들은 각각 96%, 95%였지만, 이를 달성하기 쉽다고 답한 응답자는 각각 9%, 8%에 그쳤다. WSJ는 이같은 응답 경향이 성별, 당파와 관계없이 일관됐지만, 높은 금리와 학자금 대출을 부담하면서 주택 소유를 포기한 젊은 세대에서 더 두드러졌다고 짚었다.


경제 전문가들은 미국에서 경제적 이동성이 최근 수십년간 축소됐으며, 미국인들이 자신의 성공 가능성을 낮게 보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싱크탱크 초당적정책센터(BPC)의 에머슨 스프릭 이코노미스트는 "아메리칸 드림의 주요 측면이 과거 세대와는 달리 도달할 수 없는 것처럼 보인다"면서 지난 10년간 민간 연금이 지속해서 감소해 거의 사라질 위기에 처했고 주택 소유 비용이 급증한 점을 그 원인으로 꼽았다.



또 너새니얼 헨드렌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 교수와 라즈 체티 하버드대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1940년에 태어난 사람 중 약 90%는 부모보다 더 나은 삶을 살았지만 1980년대에 태어난 사람 중에는 이 비중이 절반으로 줄었다. 헨드렌 교수는 "경제적 이동성은 2020년대 초반에 사상 최저를 기록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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