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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절반이 굶주린 이 나라…결국 코끼리 잡아 먹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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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난 겪는 나미비아, 야생 동물 사냥
고기 수십t 현지 주민에 조달하기로

가뭄으로 극심한 식량난에 시달리는 나미비아 정부가 '코끼리' 등 야생동물을 도축해 주민들에게 나눠주기로 했다.


미 CNN 방송 등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나미비아 환경부는 지난 26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야생동물 도축 방침을 발표했다. 환경부가 잡기로 한 야생동물은 코끼리 83마리, 하마 30마리, 버펄로 60마리, 임팔라 50마리, 누우 100마리, 얼룩말 300마리, 엘란드 100마리 등 총 723마리다.


환경부가 야생동물을 '도태'하기로 결정한 이유는 물 부족에 있다. 동물 개체 수와 비교해 방목 가능한 토지, 물이 부족해 공원 내 동물을 감축할 수밖에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전문 사냥꾼을 고용한 업체들이 이미 157마리의 야생 동물을 사냥해 5만6800㎏의 고기를 만들었다고 한다. 이 고기는 가뭄과 식량난에 시달리는 인근 지역 주민들에게 배급될 예정이다.


인구 절반이 굶주린 이 나라…결국 코끼리 잡아 먹기로 코끼리.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관련 없음 [이미지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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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미비아 환경부는 "국민의 이익을 위해 천연자원을 사용한다는 헌법적 의무에 부합하는 조처"라고 강조했다. 아프리카에선 야생동물 서식지의 개체 수 조절, 혹은 국민 구호를 목적으로 종종 사냥에 나서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야생동물 사냥은 동물과 인간의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도 중요하다는 게 당국의 입장이다. 물이 부족해지면 코끼리와 거주민 사이의 갈등이 심해질 수밖에 없는데, 야생 동물 개체 수를 미리 줄여놓으면 충돌을 조기에 방지할 수 있다.


나미비아는 지난 5월 가뭄으로 인한 비상사태를 선포한 바 있다. 전체 인구의 절반 수준인 140만명은 이미 심각한 수준의 식량난에 노출된 것으로 전해졌다.


유엔(UN)은 아프리카 남부 지역이 올해 초부터 엘니뇨 현상의 여파로 수십 년 내 최악 수준의 가뭄을 겪고 있다며 경고했다. 나미비아의 경우 지난달 기준 식량 비축분의 84%가 고갈된 상태다.



한편 나미비아를 포함해 짐바브웨, 잠비아, 보츠와나, 앙골라 등 남아프리카 5개 국가엔 거대한 야생동물 보호 구역이 펼쳐져 있다. 이 지역은 세계에서 코끼리 개체 수가 가장 많은 곳으로, 약 20만마리가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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