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부, 싱가포르서 투자 유치 행사 개최
현장 찾은 스타트업 정보 싸움 치열
"부처간 칸막이 해소해야"
“일본은 스타트업을 위해 무서울 정도로 정보 교류에 나서지만, 한국은 칸막이가 여전합니다.”
글로벌 진출에 나선 국내 스타트업이 투자 유치 및 현지 진출 과정에서 겪는 가장 큰 어려움으로 정보 부족을 꼽았다. 각 부처, 민·관의 칸막이를 없애 원활한 정보 교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26일 중소벤처기업부가 싱가포르에서 개최한 글로벌 투자 유치행사 ‘K-이노베이션 데이 인 싱가포르’에선 국내 스타트업이 글로벌 진출 발판 마련을 위한 움직임에 분주했다. 행사에는 싱가포르의 글로벌 투자사 80개사와 국내 스타트업 52개사가 참석했다.
이날 각 사 대표들은 쉴 틈 없이 투자사 수십 곳과 만남을 이어갔지만, 표정에는 희비가 교차했다. 행사 당일 투자를 체결하거나 투자 가능성을 연 곳도 있었지만 많은 스타트업이 쓴물을 마셨다.
이들은 한목소리로 양질의 정보가 부족하다고 토로했다. 투자사마다 선호하는 투자 분야가 달라 투자 유치에 나서는 스타트업이 각기 다른 전략을 짜야 하지만 정보가 부족해 대응이 쉽지 않았다. 또 기업이 가진 기술력이 뛰어나더라도, 진출하려는 국가 내 기업 환경과 비교해 경쟁력을 강조해야 하지만 현지 시장 환경을 개별 기업이 파악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조영진 오픈플랜 지사장은 “해외 진출에 앞서 시장 정보를 취합해 우리 강점을 분석하는데, 막상 현지에 나가보면 현실이 너무 다른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컨설팅 업체에 의뢰할 경우 큰 비용도 문제이지만 정보 신뢰도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정부에서 공신력 있는 업체를 소개해 주거나 프로그램으로 지원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부처 간 칸막이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서정환 식파마 대표는 “직접적으로 스타트업 지원 업무와 관련이 없는 부처, 공공기관에서도 업무상 벤처투자(VC) 업계에 대해 깊이 있는 정보를 가진 경우가 많다”며 “인맥 정보가 큰 자산인데 정보 공유가 잘 되지 않는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반면 일본 정부는 스타트업 지원을 위해 적극적인 정보 교류에 나선다는 현장의 목소리도 있었다. 임진우 드림에이스 대표는 “싱가포르 거래소와 미팅을 잡은 적이 있는데, 이 사실을 어떻게 알았는지 일본 거래소에서 연락이 왔다”며 “일본은 무서울 정도로 스타트업 지원을 위해 정보 교류를 아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부 지원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임 대표는 “100곳에 연락하면 1곳에서 회신이 올 정도로, 한국 스타트업은 해외에서 인지도가 없다”며 “하지만 이번 행사같이 정부가 주도해 스타트업을 소개하면 투자사에 신뢰를 줄 수 있어 큰 도움이 된다”고 평가했다.
송교석 메디픽셀 대표는 “스타트업 운영 7년 차를 맞았는데, 지원 정책이 고도화하고 있음을 체감하고 있다”며 “중기부의 ‘민·관 협업 지원체계’인 ‘원팀 협의체’와 같은 사업이 잘 이어져 정부 부처별로 정보들이 잘 모이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오영주 중기부 장관은 ‘K-이노베이션 데이 인 싱가포르’ 행사에서 주싱가포르 대사와 KSC싱가포르, 스타트업과 함께 현장에서 겪는 어려움을 청취하는 자리도 마련했다.
이 자리에서 오 장관은 “정보를 공유하고, 질 좋은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굉장히 필요하다는 것에 공감하고 과제로서 노력을 기울이겠다"며 “민관이 협업해 혁신의 동력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싱가포르=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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