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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경영]러 당국이 막아도 퍼지는 프리고진 추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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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 1주기 맞아 전국 추도 물결
우크라의 러 본토 진격에 민심이반

[전쟁과경영]러 당국이 막아도 퍼지는 프리고진 추도식 23일(현지시간) 한 러시아 남성이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안장된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무덤에서 그를 추모하고 있다.[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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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위치한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무덤이 그의 사망 1주기를 기념하려는 추모객들의 꽃으로 뒤덮였다. 러시아 당국이 곳곳에 경찰을 배치하며 인파가 모이지 못하도록 단속했음에도 전국 곳곳에서 산발적으로 추모식이 열렸다. 블라디미르 푸틴 정권 입장에서 프리고진은 반란수괴지만 여전히 러시아 국민들의 마음속에는 직접 전선을 진두지휘하며 병사들의 어려움을 호소하던 영웅으로 남아있음을 보여준 셈이다.


프리고진은 한때 '푸틴의 요리사'라 불리며 러시아 최대 용병 기업인 바그너 그룹을 이끌었던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였다. 그러나 무책임한 러시아군 지휘부를 바로잡겠다며 군사 반란을 획책했다가 실패했고, 결국 의문사했다. 그는 용병부대를 이끌고 직접 전선을 시찰하며 러시아군 수뇌부의 무능함을 자주 폭로했고, 이것이 계속되면 전쟁에 질 수 있다고 러시아 정부를 강하게 질책했다.


그럼에도 러시아 군부가 요지부동하자 결국 지난해 6월, 프리고진은 군사 반란을 일으키고 빠른 속도로 모스크바로 돌진했다. 그러나 모스크바를 코앞에 두고 갑자기 그가 회군을 결정하면서 반란은 수포로 돌아갔다. 그가 회군한 이유는 아직 명확지 않지만 러시아 대중은 프리고진이 애초 반란을 획책하려던 뜻이 없었고, 푸틴 대통령에게 군부를 바로잡아줄 것을 호소했던 반기였다고 해석하고 있다.


하지만 푸틴 정권 입장에선 그의 반란은 용납될 수 없는 행위였다. 그의 사망 이후 바그너 그룹 용병부대의 규모는 기존의 10분의 1로 격감했고, 프리고진의 장례식엔 일반인 추모객들의 참석도 불허됐다. 그의 사망 1주기 관련 언론 기사들은 모두 검열돼 삭제됐다. 푸틴 정권은 그를 철저히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게 하고 사회적으로 매장하려 했던 것이다.


오히려 군부 반란에 대한 공포심이 커진 푸틴 대통령은 군부를 더 효율적으로 통제하기 위해 경제학자인 안드레이 벨로우소프를 새 국방부 장관으로 취임시키고, 이후 군부 비리 척결을 명목으로 정치적 숙청을 계속 진행 중이다. 이에 따라 그나마 유능했던 전선 사령관들도 대다수 해임되고 푸틴 대통령의 측근들로 채워졌다.


숙청의 결과 러시아군은 이제 우크라이나군에 본토 쿠르스크주까지 침공당하는 상황에 놓였다. 군부의 무능이 재앙이 될 것이라던 프리고진의 지적은 1년 만에 실현됐고, 러시아 국민의 피해로 이어졌다. 쿠르스크주에서만 20만명 이상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지난 5월 대선으로 종신집권을 확정지은 후 자신의 최대 치적이 돼야 할 우크라이나 전쟁이란 트로피가 완전히 빛을 바랜 셈이다. 이 쿠르스크 지역이 1943년 나치 독일의 침공을 옛 소련이 막아내고 대반격을 시작한 상징적인 지역이란 점도 푸틴 정권에는 큰 정치적 부담으로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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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선 상황이 이렇게 급변하면서 현재 프리고진 추도식은 푸틴 정권의 무능함을 비판하는 반푸틴 세력의 구심점으로 거듭나고 있다. 러시아 당국이 추도식에 대규모 인파가 모이는 것을 최대한 막으려는 이유도 사실 여기에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난 이후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이는 이 프리고진 추도 열기가 향후 러시아 정세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목된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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