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피했어요?" 물으니 "아" 외마디만…부천 화재사건 녹취록 공개

경기 부천 호텔 화재 사고 당시 119 신고자와 소방 접수 요원 간 통화 내용이 공개됐다.

23일 경기 부천 호텔 화재 현장에서 과학수사대가 현장감식을 하고 있다. 이번 화재는 어제 저녁 7시 40분쯤 시작돼 투숙객 등 7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쳤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24일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확보한 '부천 원미구 숙박시설 화재 신고 녹취록'에 따르면 이번 사건의 최초 신고는 지난 22일 오후 7시 39분 20초에 접수됐다.

최초 신고자는 전화를 걸어 "중동 XXX호텔인데요, 밖에 아마 불이 났어요"라고 말했다. 접수 요원은 정확한 호텔 이름을 여러 번 확인한 뒤 화재가 발생한 지점을 물었고, 신고자는 "여기 객실이요, 810호요"라고 답했다.

접수 요원은 소방차량을 먼저 출동하도록 한 뒤 신고자에게 호텔 이름을 천천히 말해달라고 거듭 요청했고, 발화 장소도 확인했다. 이후 접수 요원은 "대피는 하셨어요"라고 물었고, 신고자는 "대피 안 했어요"라고 답했다.

그러자 접수 요원은 "사람들 대피 먼저 하세요, 대피"라고 안내했고, "여보세요"라고 신고자는 "아아"라고만 답했다. 접수요원은 "여보세요, 손님 다 대피하셨어요"라고 물었으나 신고자는 "아…"라는 답만 남긴 채 전화는 끊겼다.

신고 4분만인 오후 7시 43분께 부천소방서 선착대가 현장에 도착했지만, 이미 호텔 7층엔 멀리서도 보일 정도로 화염이 일었고 건물 안에도 연기가 퍼져 있었다.

한편 이번 화재로 사망 7명, 부상 12명 등 19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