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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경와인셀라]"모방을 통한 재현"…伊 스파클링 '스푸만테'의 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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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이탈리아 '간치아(Gancia)'

170년 역사의 이탈리아 스파클링 선구자
1865년 최초의 伊 스파클링 '아스티 스푸만테'
한국선 '모스카토 다스티' 생산자로 이름 날려

편집자주하늘 아래 같은 와인은 없습니다. 매년 같은 땅에서 자란 포도를 이용해 같은 방식으로 양조하고 숙성하더라도 매번 다른 결과물과 마주하게 됩니다. 와인은 인간과 자연이 어우러져 만들어지는 '우연의 술'입니다. 단 한 번의 강렬한 기억만 남긴 채 말없이 사라지는 와인은 하나같이 흥미로운 사연을 품고 있습니다. '아경와인셀라'는 저마다 다른 사정에 따라 빚어지고 익어가는 와인 이야기를 하나하나 꺼내 들려 드립니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Aristotle)는 「시학(Poetics)」에서 인간은 '모방(imitation)'을 통해 '재현(representation)'하려는 본성이 있다고 했다. 여기서 모방은 단순히 무언가를 있는 그대로 베낀다는 의미라기보다는 자연 또는 자연의 창작물로부터 영감을 받거나 그것을 토대로 자신만의 방식으로 새로운 창작물을 만들어낸다는 의미에 가깝다. 이러한 재현을 통해 비로소 예술의 창작, 창조가 시작된다.


[아경와인셀라]"모방을 통한 재현"…伊 스파클링 '스푸만테'의 기원 간치아의 카넬리(Canelli) 포도밭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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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클링 와인에도 모방과 재현을 통해 새로운 창조를 이뤄낸 이야기가 있다. 스파클링 와인을 이야기할 때면 대부분 프랑스의 '샴페인(Champagne)'을 가장 먼저 떠올린다. 샴페인은 예나 지금이나 최고급 스파클링 와인의 대명사로 여겨지며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하지만 샴페인이 왕좌를 차지했다고, 다른 스파클링 와인이 모두 샴페인보다 열위에 있다고 볼 수는 결코 없을 것이다. 특히 요즘처럼 무더운 날이면 차갑게 칠링돼 신선한 향과 상큼한 맛으로 뜨거워진 몸의 열기를 식혀 주는 이탈리아의 스파클링 와인을 샴페인보다 먼저 떠올리는 와인 애호가가 많다.


이탈리아 스파클링 와인의 기원이 되는 와이너리는 '간치아(Gancia)'다. 시작은 샴페인의 모방이고 재현이었지만 종국엔 이탈리아만의 고유한 스타일을 창조하는 데 성공했다. 이탈리아 스파클링 와인 '스푸만테(Spumante)'의 역사에서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는 기념비적인 와이너리다.


피에몬테서 재현한 샴페인…최초의 스푸만테 되다
[아경와인셀라]"모방을 통한 재현"…伊 스파클링 '스푸만테'의 기원 (왼쪽부터)간치아의 설립자인 '카를로 간치아(Carlo Gancia)'와 1850년 설립 당시 와이너리 건물 전경.

1829년 이탈리아 피에몬테(Piemonte) 나르졸레(Narzole)에서 태어난 카를로 간치아(Carlo Gancia)는 스무 살이 채 되기 전인 1848년 샴페인 생산의 중심지 랭스(Reims)로 유학을 떠난다. 랭스의 샴페인 하우스에서 일하며 전통적인 샴페인 제조방식(Traditional Method, Methode Champenoise)을 체계적으로 배운 그는 1850년 피에몬테로 돌아와 형제인 에두아르도(Edouardo Gancia)와 '프라텔리 간치아(Fratelli Gancia)'를 설립하게 된다.


카를로는 프랑스에서 배워 온 지식과 경험을 토대로 양질의 스파클링 와인 양조에 나섰지만 당시 피에몬테에는 샴페인을 만드는 주요 품종인 피노 누아(Pinot Noir)와 샤르도네(Chardonnay)가 재배되고 있지 않았다. 이 때문에 대안으로 선택한 것이 바로 피에몬테에서 많이 자라던 모스카토 비앙코(Moscato Bianco)였다. 모스카토는 이탈리아 북부에서 널리 재배되는 청포도 품종으로 강렬한 꽃 향과 복숭아, 배 등의 풍미가 특징으로 '머스캣(Muscat)'이라고도 불린다.


[아경와인셀라]"모방을 통한 재현"…伊 스파클링 '스푸만테'의 기원 이탈리아 피에몬테의 와인 생산지. 가운데 녹색 지역이 모스카토 품종의 주요 생산지인 '아스티(Asti)'다.

간치아는 모스카토를 주재료로 삼아 샴페인과 같은 2차 병 발효 방식을 사용해 고급 스파클링 와인을 만들기 시작했고, 오랜 실험과 공정을 개선한 끝에 1865년 최초의 이탈리아 스파클링 와인을 선보였다. 당시 '모스카토 샴페인(Moscato Champagne)'이라는 이름으로 판매된 이 와인은 이탈리아 최초의 2차 병 발효 방식의 스푸만테로, 이후 프랑스 샹파뉴 지역에서 생산된 스파클링 와인에만 샴페인이라는 용어를 사용할 수 있도록 법적 제약이 가해지면서 '모스카토 스푸만테(Moscato Spumante)'로 이름이 바뀌게 된다.


두 형제는 1866년 오랜 와인 생산 중심지였던 카넬리(Canelli)로 이전해 기틀을 다졌고, 현재까지 이 지역을 중심으로 포도를 재배하고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이후 간치아는 높은 품질을 토대로 1870년 이탈리아의 왕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2세(Vittorio Emanuele II)로부터 왕실의 공식 와인 공급처로 지정되며 '국왕의 와인 공급자(Provveditori di Sua Maest? il Re)'라는 칭호를 얻었고, 1873년 오스트리아 빈과 1878년 프랑스 파리 박람회 등에서 수상하며 인지도를 끌어올려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게 된다.


샤르마 방식으로의 전환…세계로 이름 알리다
[아경와인셀라]"모방을 통한 재현"…伊 스파클링 '스푸만테'의 기원 '간치아 아스티 스푸만테(Gancia Asti Spumante)'

스푸만테는 이탈리아의 스파클링 와인을 일컫는다. 정확한 표현은 탄산이 강한 이탈리아 스파클링 와인을 스푸만테, 탄산이 강하지 않은 것은 '프리잔테(Frizzante)'로 분류하지만 구분 없이 스푸만테로 통칭해 사용하기도 한다. 간치아가 처음 선보인 스푸만테는 모스카토 샴페인과 모스카토 스푸만테라는 이름을 거쳐 '아스티 스푸만테(Asti Spumante)'로 불리는 와인이다. 아스티는 피에몬테 남동부의 와인 생산지로 모스카토 품종의 주산지인데, 이 지역에서 만든 스푸만테를 아스티 스푸만테라고 부른다.


카를로가 처음 만든 아스티 스푸만테는 20세기 들어서도 인기가 이어지다, 제2차 세계대전을 기점으로 전환점을 마주하게 된다. 전쟁이 끝나고 이 지역에서 스푸만테를 즐겼던 미군들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인데, 이로 인해 아스티 스푸만테 생산자들은 급격하게 증가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기존의 2차 병 발효 방식 대신 대량생산이 가능한 샤르마 방식(Charmat Method)으로 생산방식을 변경하게 된다.


샤르마 방식은 1895년 아스티의 와인메이커였던 페데리코 마르티노띠(Federico Martinotti)가 처음 개발해 특허받은 기술이다. 1907년 프랑스의 외젠 샤르마(Eugene Charmat)가 개선해 새롭게 특허를 받으면서 현재는 샤르마 방식 또는 탱크 방식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샤르마 방식은 병에서 2차 발효를 진행하던 샴페인 방식과 다르게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탄산가스 발효를 통해 2차 발효를 진행하는 방식이다.


[아경와인셀라]"모방을 통한 재현"…伊 스파클링 '스푸만테'의 기원 간치아의 지하 와인셀러 전경.

샤르마 방식에 따라 스테인리스 탱크에 베이스 와인을 넣고 효모와 당분과 첨가하면 가압 탱크에서 저온으로 2차 탄산가스 발효가 일어나면서 기포가 발생한다. 이때 생성된 이산화탄소는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탱크 안에서 와인에 용해되는데, 탄산가스의 발효 기간은 품질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 발효 기간이 길면 와인의 아로마를 더 잘 보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더 미세하고 지속력이 좋은 버블을 얻을 수 있다. 탄산가스 발효가 끝나면 효모는 여과 작업을 거쳐 제거한 뒤 이산화탄소가 용해된 와인을 병입하게 된다. 다만 일반적인 샤르마 방식과 다르게 아스티 스푸만테는 베이스 와인 대신 포도즙을 넣어 발효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고, 이를 아스티 방식(Asti Method)이라고 부른다.


아스티 스푸만테는 생산방식의 변화와 함께 명칭에서도 변화를 겪는다. 1993년 아스티 지역이 이탈리아 와인의 등급체계인 DOC법에서 규정하는 최고등급인 DOCG로 승격되면서 스푸만테라는 단어를 떼고 '아스티(Asti DOCG)'라는 원산지 명칭을 와인에 사용하게 된다. 명칭 변경에 따라 스푸만테를 이름에서 떼어 낸 '간치아 아스티 DOCG(Gancia Asti)'는 현재도 간치아에서 두 번째로 높은 매출 점유율을 차지하는 와이너리의 대표 와인이다. 알코올 도수 7.5도(%)의 간치아 아스티는 볏짚과 연한 금빛 색상에 향긋한 꽃 계열의 향과 오렌지, 달콤한 꿀향이 섬세하게 펼쳐지며 달콤한 아로마가 상쾌하고 기분 좋은 미감으로 마무리되는 세미 스위트 스파클링 와인이다.


익숙하지만 여전히 달콤한 이름 '모스카토 다스티'
[아경와인셀라]"모방을 통한 재현"…伊 스파클링 '스푸만테'의 기원 '간치아 모스카토 다스티(Gancia Moscato D'Asti)'

아스티와 간치아라는 이름을 세계에 알린 건 아스티 스푸만테지만 한국인들에게 가장 익숙하고 유명한 아스티는 단연 '모스카토 다스티(Moscato D'Asti)'다. 아스티 지역의 모스카토라는 뜻의 모스카토 다스티는 약발포성 와인인 프리잔테로 한국 밖에서도 와인을 처음 시작하는 초보자에게 큰 인기를 누리는 와인이기도 하다.


모스카토 다스티는 가볍고 달콤하며 풍성한 아로마가 돋보이는 와인으로 DOC법에 따라 탄산가스의 압력이 2.5기압(atm)을 초과해선 안 된다. 이러한 약발포성 와인이기 때문에 아로마나 탄산의 강도 등에서 보통 4기압 이상인 아스티 스푸만테와 비교해 강하지 않고 부드러우며 알코올 도수 역시 최소 4.5%에서 최대 6.5%로 높지 않아 부담스럽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과실향과 꽃향 등 방향성이 뛰어나고 달콤한 맛으로 인해 디저트 와인으로도 인기가 높다.


[아경와인셀라]"모방을 통한 재현"…伊 스파클링 '스푸만테'의 기원 '간치아 프로세코(Gancia Prosecco)'

한국에선 모스카토 다스티에 미치지 못하지만 이탈리아를 비롯한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판매량을 보이는 간치아의 와인은 '간치아 프로세코(Gancia Prosecco)'로 스파클링 와인 매출의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실제로 판매량이나 선호도 측면에서 최고의 스푸만테 자리는 프로세코가 차지하고 있다는 데 이견이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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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세코는 이탈리아에서 가장 많이 생산되고 가장 사랑받는 스푸만테로 북동부 베네토(Veneto)와 프리울리-베네치아 줄리아(Friuli-Venezia Giulia) 주에서 생산된다. 프로세코는 가벼운 사과와 멜론 풍미를 지닌 청포도 품종 글레라(Glera)를 85% 이상 사용돼야 하며, 스테인리스 탱크에서 샤르마 방식으로 양조돼 신선한 과일맛이 명확하게 살아있는 깔끔한 스타일이 특징이다. 또한 프로세코는 달콤한 모스카토 다스티와는 다르게 단맛이 거의 없는 드라이한 스타일로 만들어진다.




구은모 기자 gooeunm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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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독 2차대전 후 첫 상호방위 조약…과거사도 잊게 한 러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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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과 독일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하며 유럽의 안보 지형에 획기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이번 협정으로 영국, 프랑스, 독일의 3각 방위체제가 완성되면서, 러시아의 위협에 대응하는 유럽의 자체 방어 능력이 크게 강화될 전망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번 협정이 단순한 군사협력을 넘어 핵 억지력 공유까지 포함한다는 것이다. 협정 내용에는 "양국이 핵 문제를 포함한 상호 이익의 방위 문제

  • 25.07.2006:30
    "이메일 실수 때문에 13조 쓰게 생겼네"…역대급 안보사고 낸 英 국방부
    "이메일 실수 때문에 13조 쓰게 생겼네"…역대급 안보사고 낸 英 국방부

    영국 국방부의 이메일 실수로 인해 아프가니스탄 협력자 2만여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며, 이들의 안전을 위한 망명 프로젝트에 13조원이 투입될 예정이어서 "세계에서 가장 비싼 이메일"이라는 조롱을 받고 있다. 이 사건은 2022년에 발생했지만, 영국 국방부가 협력자들의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3년간 사건 공개를 막아달라고 법원에 요청하면서 이제야 전말이 드러났다. 당시 영국 특수부대 군인이 아프가니스탄 영국군 협력자

  • 25.07.1906:30
    트럼프 우크라 지원 방침에 반발하는 'MAGA'
    트럼프 우크라 지원 방침에 반발하는 'MAGA'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패트리어트 시스템을 포함한 공격용 무기 지원을 결정했다고 18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는 그동안 우크라이나 전쟁의 조기 종료와 미군 철수를 공약으로 내세웠던 트럼프 대통령의 기존 입장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결정이다. 이번 결정에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으로 알려진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지지자들이 반발하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에

  • 25.07.1306:00
    푸틴이 준 권총으로 자살?…러 교통부장관 의문사
    푸틴이 준 권총으로 자살?…러 교통부장관 의문사

    러시아의 로만 스타로보이트 교통부 장관이 지난 7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으로부터 해임 통보를 받은 지 수 시간 만에 자신의 차량에서 숨진 채 발견되면서 러시아 정계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현장에서는 푸틴 대통령이 과거 공로상으로 그에게 수여한 권총이 발견됐고, 당국은 그의 자살로 결론지었다. 그러나 러시아 안팎에서는 타살 가능성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러시아 언론들이 현직 장관의 사

  • 25.07.2108:00
    지하철·버스 노선 몰린 곳에 대형학원 속속… 학생들 빨아들인다⑨
    지하철·버스 노선 몰린 곳에 대형학원 속속… 학생들 빨아들인다⑨

    편집자주교통 접근성 세계 16위 도시 서울의 다른 얼굴은 교통이라는 편의에 닿는 격차 역시 큰 도시라는 점이다. 교통망의 비약적 확충은 지역 균형이라는 목표를 추구했지만 한쪽에선 과밀화, 다른 한쪽에선 사각지대를 낳았다. 75년 대중교통의 역사를 가로질러 이제는 인공지능(AI) 교통 시스템이 구축되는 시대가 도래했지만 교통 빈곤층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교통 격차는 삶의 질 불균형을 낳는다. 아시아경제가 그 실상을

  • 25.07.2108:00
    "목동 학원 땜에 이사요?…아뇨, 우리 앤 '광명 200번' 버스 타고 가요"⑪
    "목동 학원 땜에 이사요?…아뇨, 우리 앤 '광명 200번' 버스 타고 가요"⑪

    교통이 사교육을 흡수했다면 '역방향 설계'로 분산도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자본과 인구가 밀집된 지역 중심으로 교통 설계를 짜왔던 과거와 달리 '교통 분산'과 '균형'에 초점을 맞춰 격차 해소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4월 개정된 '대도시권 광역교통 관리에 관한 특별법'이 대표적인 교통 격차 해소 시도로 꼽힌다. 2007년 제정한 이 법은 특별시·광역시 중심의 광역교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광역교통시설에 대한 국

  • 25.07.2108:00
    "지방에선 주말 비행기 타고 서울로 학원 유학"⑩
    "지방에선 주말 비행기 타고 서울로 학원 유학"⑩

    "지방 학원은 고사 직전입니다." 이유원 한국학원연합회장은 "교통이 수도권 중심으로 발달하면서 교육 불평등이 심화됐다"며 "우수한 학생을 대상으로 한 '수월성 사교육'은 수도권에 몰렸다"고 했다. 최근 서울 성북구 보문동 사무실에서 만난 이 회장은 "지방은 학생 수 감소에 따른 교육 여건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모든 탓을 '교통'으로만 돌릴 순 없지만 결과적으로 수도권을 향해 뻗은 철도망이 지방 아이들을 블랙

  • 25.07.1408:00
    관악산 가기 편해진 '신림선'?…서울 곳곳 박아 넣는다는데, 빚만 쌓이네⑥
    관악산 가기 편해진 '신림선'?…서울 곳곳 박아 넣는다는데, 빚만 쌓이네⑥

    편집자주교통 접근성 세계 16위 도시 서울의 다른 얼굴은 교통이라는 편의에 닿는 격차 역시 큰 도시라는 점이다. 교통망의 비약적 확충은 지역 균형이라는 목표를 추구했지만 한쪽에선 과밀화, 다른 한쪽에선 사각지대를 낳았다. 75년 대중교통의 역사를 가로질러 이제는 인공지능(AI) 교통 시스템이 구축되는 시대가 도래했지만 교통 빈곤층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교통 격차는 삶의 질 불균형을 낳는다. 아시아경제가 그 실상을

  • 25.07.1408:00
    한계 찍은 교통행정, 수요 맞춤형으로 새 판 짜야⑧
    한계 찍은 교통행정, 수요 맞춤형으로 새 판 짜야⑧

    경전철과 마을버스 등 중소 규모 교통망의 위기는 수요와 공급이 어긋나면서 시작했다.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교통 서비스의 불균형으로 이동권 보장이 더 어려워진다는 데 문제가 있다. 교통약자 보호를 위해 새 정부가 세밀한 교통 정책을 수립해야 하는 이유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2023년 기준 한국의 대중교통 이용률은 41%다. 폴란드(39%), 오스트리아(34%), 일본(30%) 등을 제치고 세계 1위다. 최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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