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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소수만 살아남는 경쟁사회에서 모두의 개성사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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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대학·좋은 직장·많은 수입
똑같은 기회 추구로 쏠림 사회
다원화된 성공 기준 모색해야

[논단]소수만 살아남는 경쟁사회에서 모두의 개성사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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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는 두 개의 배움터가 있다. 학교와 학원이다. 대부분의 학생이 16년 이상을 학교에 다니고, 초등학교 입학 전부터 시작해서 16년 가까운 시간을 학원에 다닌다. 꿈 많은 어린 시절과 청소년기 16년 내내 매일 12시간 이상을 학교와 학원에서 보내는 셈이다.

학교와 학원을 왜 가는가? 가장 큰 이유는 좋은 학업성적을 위해서다. 그리고 이 목적을 위해서는 학원이 학교보다 낫다고 생각한다. 학원이 있는 한, 학교의 존재 이유가 의문시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모두 그렇게 열심히 공부한 결과는 어떤가? 소위 일류대학, 인기 학과의 숫자는 한정되어 있다. 소수만 목표를 달성하고 대부분의 학생은 원하는 곳에 진학하기 어렵다. 그래서 대학 입학 후에도 재수하거나 편입하는 학생이 늘고 있다. 2024학년도 수능시험 응시자 50만 5천명 중에 재수생이 16만명이나 된다. 세 명 중 한 명이 재수생이다.


한국에서 성공이란 좋은 대학, 좋은 직장, 많은 수입으로 요약된다. 그래서 부모도 아이도 성적과 대학과 취업에 올인한다. 하지만 좋은 것들의 수는 극히 제한되어 있다. 모두가 같은 목표를 추구하므로 소수만의 성취와 대다수의 실망이 우리 사회가 얻는 필연적인 성적표가 된다.

소수만 성공하는 사회는 좋은 사회가 아니다. 이제 여기서 벗어나야 한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소중한 존재다. 사회구성원 모두가 행복하고 성공하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방법을 생각해보면 실은 어렵지도 않다. 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불안하고 두려워 못하고 있을 뿐이다.


좋은 사회란 구성원들이 행복하다고 느끼는 사회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그 사회에 기회가 많아야 한다. 그런데 우리 사회의 경우 사람들이 기회가 많지 않다고 느끼고 있다. 기회 쏠림 사회가 되어있기 때문이다. 모두가 좋은 대학, 좋은 직장, 많은 수입이라는 똑같은 기회를 추구하기 때문이다. 이 상황에서는 뜻을 이루지 못하는 다수가 양산될 수밖에 없다.


성실, 열정, 부지런함. 우리 한국인이 가진 공통 DNA다. 이런 훌륭한 DNA가 누구나 행복할 수 있는 방향으로 발휘되어야 한다. 그러려면 쏠림 사회를 넘어 개성사회로 가야 한다. 단일화되고 획일화된 세상의 가치와 성공기준에 휩쓸릴 게 아니라, 각자에게 어울리는 다원화된 성공기준을 모색하고 자신에게 맞는 기회를 남과 다르게 추구해야 한다.


먼저, 부모부터 생각을 바꾸는 게 중요하다. 그토록 원하는 자녀의 좋은 학업성적은 수많은 재능 중 하나일 뿐이다. 공부 외에 우리 아이가 가진 개성과 재능부터 살펴야 한다. 아이의 관심과 적성과 꿈에 대해 끊임없이 대화하고 함께 찾아야 한다. 내 아이의 진정한 행복과 성공을 원한다면.


학생 본인의 생각도 중요하다. 본인 스스로가 자기 인생의 주인공이자 주인이다. 성적 외에 나의 장점과 재능은 뭔지 곰곰이 생각해보자. 나의 강점 기반으로 나만의 성공기준을 찾는 것이 나를 위한 진정한 성공으로 가는 길이다.


소수만 살아남는 획일화된 경쟁기반의 쏠림 사회를 벗어나 각자 다른 개성과 재능, 잠재력과 가능성을 키워나가자. 결과적으로 우리 사회에 다양한 기회의 수도 늘어나고 모두가 행복한 더 좋은 사회가 될 것이다. 자신에게 맞는 각자 다른 5천만개의 꿈을 꾸고 꿈을 실현해가는 사회를 만들자. 이게 우리가 꿈꾸어야 할 새로운 대한민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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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곤 국회 미래연구원장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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