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건설 '합의 전 입주' 불가 통보에
서울시 중재 거쳐 공사비 올리기로
입주 가능해졌지만 조합 "울며 겨자먹기"
추가 분담금 부담 줄이려 종교용지 매각
서울 강북구 북서울자이 폴라리스(미아3구역) 재개발 조합이 시공사인 GS건설의 요구를 받아들여 공사비 증액에 합의했다. 공사비 분쟁에 GS건설이 '현관문 열쇠를 지급하지 않겠다'고 통보하면서 협상에 속도가 붙었다. 조합은 조합원당 최대 1억원이 넘는 추가 분담금을 줄이기 위해 단지 내 종교용지를 매각하기로 했다. 양측 간 합의로 이달 말 예정된 입주는 순조롭게 진행될 전망이다.
2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미아3구역 재개발 조합은 지난 13일 GS건설, 서울시 정비사업 코디네이터와 만나 공사비를 110억원 올리는 데 합의했다. 증액안은 다음 달 7일 조합원 총회를 거쳐 확정된다.
GS건설이 지난 3월 제기한 공사비 증액 소송은 총회 통과와 동시에 취하하기로 합의했다. 당초 GS건설은 올해 1월 원자잿값 상승과 인건비 폭등, 고금리 여파 등을 이유로 공사비를 256억원 올려달라고 조합에 요구했다. 조합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3월 323억9900만원 규모의 소송을 제기했다. 화물연대 총파업 여파로 발생한 자재 수급 지연 청구액, 공사현장 민원 처리 비용을 포함했다.
소송 제기에도 조합은 추가 인상을 반대해왔다. 지난해 공사비를 증액하며 계약서에 '더 이상의 증액은 없다'고 명시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GS건설은 조합원의 반발에 공사비 증액 규모를 160억원으로 줄였고, 지난 6월 이를 반영한 추가 분담금 내역서를 조합원에게 보냈다. 이와 함께 '변경된 분담금을 입금해야 입주가 가능하다'고 통보했다. 시공사는 입주를 앞두고 조합원 등 입주예정자에게 현관문 열쇠를 지급하는데, 이를 주지 않겠다고 한 것이다.
입주가 가까워진 조합원들은 입주 차질 우려가 커지자 서울시 정비사업 코디네이터에게 중재를 요청했다. 조합은 공사비 협상과 별개로 입주가 가능하도록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서울시 중재 이후 첫 만남에서 GS건설은 20억원을 추가로 낮춰 140억원을 요구했다. 이후 2번의 추가 협상 끝에 시 코디네이터가 110억원을 제안, GS건설과 조합이 합의하면서 최종 금액이 확정됐다.
조합은 울며 겨자 먹기로 동의했다는 입장이다. 최명우 조합장은 "입주 우려가 컸다. 이달 말 입주하려고 이사계획을 잡아놓은 조합원이 100명 정도인데, 제때 입주를 못 하면 거리에 나 앉아야 할 상황"이라며 "입주 때문에 불가피하게 합의했지만 억울한 면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미아3구역은 2014년 첫 계약 이후 이번까지 총 5차례에 걸쳐 공사비가 증액됐다. 최초 1980억원에서 2800억원까지 늘어났다. 이번 110억원 증액분을 조합원 분담금으로만 충당할 경우 1인당 최저 600만원에서 최고 1억원까지 추가 분담금을 내야 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조합은 분담금 부담을 낮추기 위해 108동 앞에 있는 300평 규모의 종교용지를 매각하기로 했다. 이 부지에는 대학생들을 위한 공공기숙사(행복기숙사)가 계획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혜민 기자 h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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