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PE 수건돌리기]①A사모펀드에서 B사모펀드로‥돌고 도는 M&A 매물들

시계아이콘읽는 시간01분 30초
언론사 홈 구독 뉴스듣기 글자크기

펀드 간 거래 늘면서 '수건돌리기' 거래라는 비판 나와
기업이 산업에 흡수되지 못하고 자본이익의 수단으로 전락
트랙레코드, LP 분배금 지급, 운용 성과보수 등을 위한 거래

"사모펀드(PEF)끼리 매물 '수건돌리기'를 하고 있다."

[PE 수건돌리기]①A사모펀드에서 B사모펀드로‥돌고 도는 M&A 매물들
AD

최근 성사된 인수합병(M&A) 거래 다수가 PEF 간 거래로 이뤄지면서 '수건돌리기'식 거래라는 비판이 나온다. PEF들도 전략적투자자(SI)를 대상으로 한 매각이나 기업공개(IPO)를 통한 자금회수(엑시트)가 여의치 않자 자구책으로 찾은 것이 PE 간 거래지만, 이런 거래가 자금회수 시장의 대다수를 이루며 누적될 경우 기업이 산업적 시너지와 동력을 얻지 못하고 자본거래를 위한 수단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A펀드에서 B펀드로…포트폴리오 기업 '수건돌리기' 현상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블랙스톤, 제네시스PE, VIG파트너스, IMM인베스트먼트, IMM PE, 프랙시스캐피탈파트너스 등 주요 PEF들이 올해 들어 국내 주요 포트폴리오 기업 지분 및 경영권 매각을 진행하면서 SI, 즉 일반기업이 아닌 PEF를 거래 상대방으로 삼았다.


블랙스톤은 지난 4월 국내 최대 의약품 유통기업인 지오영을 MBK파트너스에 매각했다. 지오영의 기업가치는 약 2조원 수준으로 책정됐다.


제네시스PE는 최근 KJ환경 등 재활용 기업들을 EQT파트너스에 일괄 매각했다. 이 역시 총 거래 규모가 1조원을 상회하며 국내 재활용 분야 M&A 건 중 최대 규모다. 지난달 VIG파트너스는 상조회사 프리드라이프 보유지분 80% 중에서 20%를 약 2000억원에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에 매각했다.


IMM PE 역시 합성의약품 전문 CDMO기업인 제뉴원사이언스를 7500억원에 맥쿼리자산운용측에 매각했다. 앞서 맥쿼리자산운용은 IMM PE에 탱크터미널 운영사 유나이티드터미널코리아(UTK)를 약 3000억원에 인수했다.


이 외에도 프랙시스캐피탈파트너스가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업체 비즈니스온을 스카이레이크PE에 매각하는 등 PEF 간 거래가 이어졌다.


현 M&A 시장 상황을 놓고 PEF 시장이 단기간 내 급격하게 팽창한 데 따른 현상으로, 조원 단위 거래를 받아줄 만한 국내 기업이 마땅찮아 국내 펀드 간 손바뀜이 일어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PE 수건돌리기]①A사모펀드에서 B사모펀드로‥돌고 도는 M&A 매물들

급격하게 커진 사모펀드 규모…시장은 작은데 펀드는 크다

A기관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금리 인상 후 M&A 시장이 위축됐지만, 출자자(LP)들의 상환 요구 증가, 드라이파우더(미집행 자금) 소진 필요성 등이 겹치면서 위탁운용사(GP)들 간의 거래가 늘어나는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쉽게 말하면 전체 시장은 침체기를 맞아 쪼그라져 있는데, 지난 20년간 급격하게 거대해진 사모펀드의 자금과 매물만 넘쳐나는 것이다. 이에 PEF 시장 내에서만 매물이 돌고 도는 형국이 됐다.


박용린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 선임연구위원은 "PE들도 일차적으로는 일반 기업에 파는 것을 선호하지만 사모펀드 시장이 급격하게 커지면서 자금이 워낙 많이 투하됐다"며 "파는 쪽 PE는 빠른 회수와 펀드 청산이 필요하고, 또 사는 쪽 PE는 새롭게 투자받은 돈을 소진해야 하기 때문에 서로 간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PEF 입장에선 서로 매물을 받아주면서 '1석 3조'의 효과를 노린다. 투자 이후 적정 시점에 성공적으로 엑시트했다는 트랙 레코드(실적)를 만들 수 있고, LP들의 분배금 지급 요구(DPI)를 맞출 수 있으며, 성공보수 수취에 중요한 내부수익률(IRR) 등 성과지표를 만들 수 있다.



B기관 CIO는 "GP 간 거래가 모두 나쁜 것은 아니지만, 이런 거래가 엑시트 시장의 대다수를 이루고 누적되는 것은 업계의 거품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현상"이라며 "PE 업계에서 론칭하는 소위 '컨티뉴에이션 펀드' 또한 일견으로는 그럴듯한 논리지만 실상은 비슷한 맥락의 GP 간 거래, 펀드 갈아타기로 볼 수 있다"고 전했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