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법, 보석 청구 인용
거주지 자택으로 제한 등 조건도
4·10 총선을 앞두고 전국 투·개표소 40곳에 불법 카메라를 설치했다가 구속기소 된 유튜버가 보석으로 석방됐다.
19일 연합뉴스는 건조물 침입과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유튜버 A씨(49)가 최근 변호인을 통해 법원에 보석을 청구했고 인용 결정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인천지법 형사14부(손승범 부장판사)는 "보석을 허가할 상당한 이유가 있다"며 A씨의 청구를 받아들였다. 다만 재판부는 A씨의 거주지를 자택으로 제한했으며, 보석 조건으로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을 부과했다. 또 1심 재판의 증거조사가 끝날 때까지 관련 증거를 숨기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제출하고, 공범이나 증인과 어떤 방식으로든 연락하지 말라는 명령도 함께 내렸다.
A씨는 4·10 총선을 앞둔 지난 3월 8일에서 28일 사이 서울·부산·인천·경남·대구·경기 등 전국 10개 도시의 사전 투·개표소 41곳에 침입해 불법 카메라를 설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그는 사전투표소가 설치된 행정복지센터에서 불법 카메라를 이용해 공무원 등의 대화를 다섯 차례 몰래 녹음한 혐의도 함께 받는다. 경찰은 A씨가 투표소 등 총 41곳에 침입한 정황을 확인했으며, 이 중 36곳에서 정수기 옆 등지에 설치된 카메라를 발견해 회수했다. 나머지 5곳 중 3곳에서는 설치된 카메라가 이미 사라진 상태였고, 다른 2곳은 A씨가 설치를 시도하다가 스스로 회수한 것으로 파악됐다.
조사 결과 A씨는 주로 행정복지센터 정수기 옆에 소형 카메라를 몰래 설치한 다음 특정 통신사 이름이 적힌 스티커를 붙여 통신 장비인 것처럼 위장하는 수법을 썼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선관위가 사전 투표율을 조작하는 걸 감시하려고 했다"며 "나름대로 판단 기준에 따라 감시하고 싶은 곳을 설치 장소로 정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유튜버로 활동하면서 부정선거 의혹을 계속 제기했던 인물이다. 그는 2022년 대통령 선거와 지난해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때도 사전투표소에 카메라를 설치해 내부를 촬영한 정황이 확인됐다. 경찰은 경남 양산에서 A씨와 동행해 범행을 도운 공범 2명도 구속했으며, 또 다른 공범 9명도 경찰에 입건됐다.
앞서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한 A씨는 앞으로 불구속 상태에서 1심 재판을 계속 받을 예정이다. 그의 국민참여재판은 다음 달 30일 인천지법 413호 법정에서 열린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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