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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트가 삶을 풍성하게 해"…배우 차승원이 가는 길[온더레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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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년부터 운동…1일1식 72kg 유지
액션·로맨스 OK "배우들 정신 바짝 차려야"

"위트가 삶을 풍성하게 해"…배우 차승원이 가는 길[온더레코드] 배우 차승원[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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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트’는 삶을 풍성하게 만든다. 어떤 상황에서든 위트를 잃지 않는 사람이 좋다. 작품도 마찬가지다. 후루룩 허물어지는 배역이 맘에 든다. 관객, 시청자들이 내 연기를 보며 ‘피식’ 웃길 바란다.”


배우 차승원(54)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디즈니+(플러스) 4부작 시리즈 ‘폭군’에서 전직 국정원 요원을 연기했다. 깍듯한 말투와 정중한 태도로 살인을 무자비하게 저지르는 인물이다. 특유의 재치가 돋보이는 연기에 가장 눈에 띄는 배역이라는 평가가 뒤따른다.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차승원은 “배역의 이중적 얼굴, 몸짓에 초점을 맞췄다”며 이같이 말했다.

젠틀하고 어리숙한 살인자 “딜레마 고민”

‘폭군’(감독 박훈정)은 배달 사고로 사라진 ‘폭군 프로그램’의 마지막 샘플을 손에 넣기 위해 각자 다른 목적을 가진 사람이 쫓고 쫓기는 이야기를 그린 액션 스릴러다. 임상은 폭군 프로그램의 걸림돌을 제거하려는 청소부다. 전설적인 요원이었지만 은퇴한 인물로, 돈을 마련하기 위해 다시 총을 든다.


임상은 2대8 가르마에 긴 바바리코트를 차려입고 다닌다. 폴더폰으로 문자를 확인할 땐 큼직한 안경을 들어 올리고 얼굴을 가까이 대고, 회사 생활을 오래 한 듯 극존칭 말투가 몸에 뱄다. 흔히 볼 수 있는 (잘생긴) ‘아저씨’다. 차승원과 박 감독이 의견을 주고받으며 흥미로운 캐릭터를 만들어갔다. 차승원은 “안경, 산탄총, 폴더폰, 오래된 자동차 등 배역의 모든 소품은 인물을 말해주는 ‘메타포’다. 독이 올라서 날아다니던 시절이 지나가고 정체된 임상을 대변해준다”고 했다.

"위트가 삶을 풍성하게 해"…배우 차승원이 가는 길[온더레코드] '폭군' 스틸[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위트가 삶을 풍성하게 해"…배우 차승원이 가는 길[온더레코드] '폭군' 스틸[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무시무시한 살인을 저지르면서도 정중하게 “두 번 말하는 거 정말 싫어합니다” “죽어주시죠, 그만”이라고 말하는 임상의 모습이 섬뜩하게 다가온다. 차승원은 “딜레마가 있었다”고 했다. 이어 “원래 수위가 셌는데, 여러 의견이 나왔다. 첫 번째 감염자를 찾아가는 장면, 경마장 장면 등 살인 행위에 대해 감독님과 이야기를 나눠 수위를 조절했다”고 말했다.


차승원은 임상을 ‘사이코패스’로 보고 연기했다고 말했다. 그는 “박 감독이 ‘임상은 사이코패스 아닐까’ 물었고, 나 역시 그렇게 보이길 바랐다. ‘이 사람은 뭐지?’ 종잡을 수 없는 인물로 그리고 싶었다. 수십 년을 한 공간에 있다가 나온 영화 ‘쇼생크 탈출’(1995)의 모건 프리먼에서 영감을 받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극 중 가장 좋아하는 장면으로 ‘기차’ 장면을 꼽았다. 기차에서 살인을 저지르는 장면이다. 차승원은 “임상이 정말 무서운 사람이라고 느꼈다. 앞 사람을 죽이려다 태연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니 무서웠다. ‘이 말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수줍게 망설이는 모습도 재밌었다”고 했다.

예능은 작품처럼…내년엔 로맨스도

차승원은 일상에 발붙인 배역이 좋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출연작인 tvN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2022)나 MBC ‘장미의 콩나물’(1999)을 예로 들었다. 그는 “우리 곁에 있을 법한 인물에 끌린다. 관객, 시청자들의 진입 장벽이 높은 캐릭터들이 있다. ‘연기는 잘하는데, 도저히 공감이 안 된다’는 식의 배역은 힘들다. ‘아 뭐야’ 하며 웃음을 유발하는 연기를 할 때 포만감이 크다”고 했다.


차승원이 반드시 유지하는 루틴이 있다. 운동은 1989년부터, 1일1식은 2년째 하고 있다. 키 189cm에 72kg 체형을 유지하고 있는 비결이기도 하다. 단지 외형을 가꾸기 위해서가 아닌 연기자로서 ‘강인한 체력’을 위해서다. 그는 “일을 건강하게 하기 위한 루틴은 나와의 약속”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될 수 있으면 쌀밥, 백미는 안 먹고 단백질 육류 위주로 먹는다. 운동은 서킷 트레이닝을 한다. 다음날 촬영이 있으면 술을 안 먹고, 될 수 있으면 밤 11시 전에 잔다. 오전에 일어나면 강아지 우유를 주고, 헬스 PT를 받는다”고 말했다.


내일모레 환갑을 바라보고 있지만, 오랜 관리해온 덕에 건강하다. 차승원은 “3~4개월 전에 눈이 뿌옇고 몸이 안 좋아서 병원 가서 건강검진을 받았는데, 골밀도 신체 나이가 29세로 나왔다. 용종도 없고 콜레스테롤 수치도 정상이었다”며 웃었다.

"위트가 삶을 풍성하게 해"…배우 차승원이 가는 길[온더레코드] 배우 차승원[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차승원은 '폭군'을 촬영하며 15kg 총기 액션에 팔꿈치가 아프기도 했지만, 60, 70세에도 계속 액션 연기를 하고 싶다고 했다. 로맨스는 어떨까. 그는 “로맨스는 내년에 한 번 해보겠다”며 “들어오면 더 늦기 전에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머가 곁들여져 있다면 징그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에는 배우 유해진과 장수 예능프로그램 ‘삼시세끼’를 찍었다. 예능에서 차승원은 요리를 잘해 ‘차 셰프’라는 별명도 얻었다. ‘참마다’ 유해진과 남다른 호흡이 프로그램의 인기 비결로 꼽힌다. 촬영지인 섬에서는 서로 눈빛만 봐도 뭘 원하는지 알고, 자연스럽게 움직인다고. 그는 “아침에 일어나면 유해진은 5~10km 정도 뛰고, 저는 씻는다. 암묵적인 약속이다. 그리고서 유해진은 불을 피우고 저는 음식을 준비한다. 촬영할 땐 마치 영화 ‘트루먼 쇼’ 같기도 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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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승원은 바쁜 한 해를 보내고 있다. 박찬욱 감독이 제작한 넷플릭스 영화 ‘전, 란’ 촬영을 마쳤고, 최근에는 ‘전,란’을 연출한 김상만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드라마 ‘돼지우리’를 촬영하고 있다. 17일부터는 박 감독 신작 ‘어쩔수가없다’도 찍는다. 그는 “제작 시장이 안 좋은데, 계속 일이 주어져 감사하다. 정신 바짝 차리고 연기하려 한다. 제작진, 배우 모두가 한 번 더 두들기고 의심하는 자체 검열 과정을 거치고 있다. 혹독하게 잘하고 싶다”고 했다.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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