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섬에서 키 1m 호미닌 화석 발견
21년 전 호빗 화석보다 작아…왜소증 추정
인도네시아 플로레스섬에서 역사상 가장 작은 ‘호미닌’(Homonin·초기 인류) 화석이 발견됐다. 현생 인류인 호모 사피엔스는 호미닌에서 탄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AP통신은 6일(현지시간) "최초의 '호빗' 화석이 발견된 플로레스섬 리앙부아 동굴로부터 약 72㎞ 떨어진 마타 멘게에서 호빗보다 더 오래되고 작은 호미닌 화석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호주 울런공대와 일본 도쿄대, 인도네시아 지질연구센터 등 국제 연구팀은 이 같은 내용을 최근 과학 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에 발표했다.
앞서 지난 2003년 플로레스섬 리앙부아 동굴에서 키 106㎝, 몸무게 25㎏, 뇌 용량은 현생 인류의 3분의 1 정도인 화석이 발견됐었다. 이 화석은 지역의 이름을 따 훗날 ‘호모 플로레시엔시스’로 명명됐으나, 세상에는 호빗이라는 이름으로 널리 알려졌다. 호빗은 1937년 발표된 J.R.R. 톨킨의 소설에 등장한 난쟁이족이다. 화석 발견 당시 호빗이 실재했다고 알려지며 큰 화제가 됐으나, 진화 과정은 수수께끼로 남았다. 일부 과학자는 호모 플로레시엔시스가 성장 장애를 겪은 호미닌일 것이라고 추측하기도 했다.
지난 2013년부터는 플로레스섬 마타 멘게에서 턱뼈와 치아 등 호미닌 화석이 발견됐지만, 머리 아랫부분이 없어 어떤 인류에 속하는지, 신체 크기는 얼마인지 추정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마타 멘게 지역에서 새로 발굴한 턱뼈와 상완골(팔의 긴 뼈) 등 10개의 호미닌 화석을 분석했다. 그 결과 이 화석은 약 70만년 전 것으로 어린이 2명 등 최소 4명의 유골로 파악됐다. 키가 불과 1m로 호모 플로레시엔시스보다 6㎝는 더 작은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팀은 이를 토대로 호미닌이 약 6만 년 전 존재한 호모 플로레시엔시스의 조상일 것으로 예상했다.
논문의 공동 저자인 호주 그리피스 대학 인류 진화연구센터 아담 브럼 교수는 "이 화석들의 작은 비율을 고려해 볼 때 호모 플로레시엔시스의 초기 조상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작았음이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번에 발견된 호미닌은 호모 에렉투스에서 진화한 것으로 추정된다. 먹을 것이 부족한 섬의 특성상 왜소증을 앓았을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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