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통영시 동호동 '김춘수의 꽃 시비'에서 걷기 시작해 남망산 조각공원을 거쳐 소설가 박경리의 생가를 거쳐 이순신 장군의 위패를 모신 충렬사까지의 12㎞ 코스로 완주에 5시간가량 걸린다.
휴가철 경남 통영시를 찾는 사람들이 반드시 거쳐 가는 코스 중 하나다. 면적 240.21㎢로 거제시보다 작은 통영시지만 유달리 문화예술계의 별들이 많았던 곳이다. '토영이야~길-예술의 향기길'의 시작은 김춘수의 시비와 김상옥의 시비를 품은 '남망산조각공원'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10개국 15명의 현대 조각가의 작품이 야외에 전시돼 있고, 박경리 원작의 드라마 '김약국의 딸들' 촬영장소다.
이영도와 유치환이 러브레터를 전했던 우체통, 김춘수 생가, 동피랑벽화골목, 청마 유치환 생가, 화가 김용주 살았던 곳, 외교관 김용식과 소설가 김용익 생가, 삼도수군통제영, 통영판 장승인 벅수, 박경리 생가, 이중섭 그림 그리던 곳, 윤보선 대통령 부인인 공덕귀 여사 생가 등을 지난다.
통영시의 모든 유적지와 관광지들이 대부분 포함된 코스지만, 취향에 따라 코스를 선택하면 2시간~2시간 30분가량으로 줄일 수도 있다. 도심 구간이어서 이동 중에 언제든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고, 코스를 돌아 마지막에는 처음의 위치로 되돌아오는 코스여서 중간에 몇 곳을 빼고 가로질러도 코스가 꼬이지 않는다. 승용차로 휴가를 온 사람들은 처음 시작 지점에 차를 대놓고 걷기를 시작하기도 한다. 문화예술인 유적지만 선택하거나, 친일 문화예술인이 싫다면 건너뛰면 된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 유적만 골라 보며 걷는 것도 가능하다.
'토영이야~길'은 허물없는 이들이 서로 어울려 도란도란 함께 걷기 좋은 길이라는 의미다. 통영사람들은 통영보다 토영이 발음하기 쉽다. 그래서 더 쉽고 친근하다고 느낀다고 한다. '이야~'는 지역 방언으로 언니, 누나를 허물없이 부르는 말이다.
자동차로 대전-통영 간 고속도로를 이용하면 서울에서 통영까지 4시간 30분이 걸린다. 대중교통은 서울 강남고속버스터미널과 서초동 남부터미널에서 출발하는 고속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통영으로 바로 가는 기차는 없다. KTX로 진주·창원·부산으로 가 고속버스를 이용해 통영으로 갈 수 있다. 진주·창원에서는 1시간, 부산에서는 2시간가량 소요된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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