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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동안 30억원 챙겼다…약사 면허도 없이 사무장약국 운영[경제범죄24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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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회사 재직 경험 악용해 범행
외제차 여러대 몰며 초호화 생활

경북 봉화의 한 약국. 동네 주민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아 늘 붐비던 곳이다. 이곳의 실질적인 운영자는 조모씨(67). 2013년 12월부터 약국을 운영하기 시작한 조씨는 동네 주민들에게 ‘약사님’으로 익숙하게 불렸다. 그러나 8년이 지난 2021년 12월, 조씨의 약국은 더 이상 제대로 운영되지 않기 시작했다. 어떻게 된 일일까.


알고 보니 조씨는 약사 면허를 따지 않은 ‘무면허 약사’였다. 과거 제약회사 등에서 일한 적은 있지만, 약학을 전공하지도 않았다. 제약회사에서 일하며 약의 유통 과정 등을 상세하게 알긴 했지만, 약국을 개설할 자격은 없었던 셈이다. 현행 약사법에 따르면 약사 또는 한약사가 아니면 약국을 개설할 수 없게 돼 있다.

8년 동안 30억원 챙겼다…약사 면허도 없이 사무장약국 운영[경제범죄24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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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씨가 약국을 운영할 수 있었던 데에는 실제 약사들의 도움이 있었다. 조씨는 2013년 12월 당시 최모씨의 약사 면허를 빌려 약국을 열었다. 이른바 ‘사무장약국’이었던 것. 그러나 면허를 빌려준 최씨가 지병으로 1년 만에 사망하면서 조씨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또 다른 누군가의 약사 면허가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다행히 최씨의 지인이었던 박모씨(80)가 조씨에게 다시 약사 면허를 빌려줬다. 박씨는 면허를 빌려준 대가로 매달 200만원의 월급을 받기로 했다. 그렇게 조씨는 2021년 5월까지 박씨의 약사 면허를 이용해 약국을 운영했다. 2021년 6월부터는 또 다른 약사 김모씨(57)의 면허를 빌려 약국 운영을 이어나갔다.


이렇게 8년간 약국을 운영하면서 조씨가 벌어들인 금액은 무려 30억원에 달했다. 조씨는 고령이라 건강이 안 좋고, 신용불량 등으로 약국을 개설할 형편이 안 되는 약사들만 골라 접근해 면허를 빌렸다. 약사들 입장에서는 일하지 않고 매달 200만원의 돈을 벌 수 있기에 양쪽에게 모두 나쁘지 않은 조건이었다. 이렇게 벌어들인 돈으로 조씨는 고급주택에서 살며 외제차 여러 대를 구입하는 등 호화로운 생활을 영위했다.


그러나 조씨의 이런 범죄도 오래 가지는 못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조씨 약국의 거래 내용 등을 살피다 의심스러운 부분들을 발견하면서다. 약사가 2차례나 바뀐 데다가 거래 내용도 정상적인 약국으로 보기엔 어려웠다. 게다가 조씨가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요청한 여러 자료 제출마저 거부하면서 의심은 확신으로 바뀌었다. 결국 국민건강보험공단은 경찰에 조씨 약국에 대한 수사를 의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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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를 맡은 경북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2023년 11월10일 조씨 약국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하는 한편, 조씨를 3차례 불러 조사했다. 결국 조씨가 의료급여를 허위로 청구한 정황을 포착한 경찰은 올해 6월7일 조씨를 약사법 위반 및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 송치했다. 조씨에게 면허를 빌려준 약사들 역시 사망한 최씨를 빼고 약사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송치됐다. 검찰 역시 이들을 기소해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유병돈 기자 tamond@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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