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올레 6코스는 제주 남부 서귀포의 핵심적인 풍경들을 한 번에 누빌 수 있는 길로 꼽힌다. 시작점인 쇠소깍부터 제지기오름, 구두미포구, 소천지, 정방폭포 등 바다와 땅이 만나면서 만들어낸 정경들에 이중섭미술관에서는 서귀포의 문화도 체험할 수 있다. 6코스는 쇠소깍을 출발해 보목포구, 구두미포구, 검은여쉼터, 소천지, 정방폭포, 이중섭거리 등을 거쳐 제주올레여행자센터에 이르는 11㎞ 구간이다. 소요 시간은 약 3~4시간이다.
시작점인 쇠소깍은 소가 누워있는 웅덩이의 끝이라는 뜻이 담긴 이름이다. 바다와 민물이 합쳐지면서 절경을 빚어내는 공간으로 두 물이 만나 깊은 물에는 손으로 줄을 당겨 느릿느릿 이동하는 테우가 떠다니는 공간이다.
소금이 귀하던 시절 바닷물을 끓여 생산한 소금을 저장했던 소금막, 인근의 지형이 거북이의 머리와 꼬리를 닮았다고 해서 구두미라는 이름이 붙은 구두미포구 등을 지나면 소천지에 다다른다. 마치 백두산 천지를 줄여놓은 듯한 모습이라고 해서 붙은 이름으로 날이 맑고 바람마저 잔잔할 때는 한라산의 모습이 고스란히 내비치는 특별한 경험도 할 수 있는 곳이다. 남한에서 가장 높은 한라산, 그리고 한반도를 통틀어 가장 높은 백두산을 한 곳에서 만끽할 수 있는 셈이다.
다음으로 이르는 정방폭포는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땅을 흘러오던 폭포수가 바다로 직접 떨어지는 해안폭포다. 높이 23m, 폭 8m로 폭포 양쪽에는 제주에서는 보기 드문 수성암괴가 섞인 암벽이 마치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어 장관을 자아낸다. 날씨가 좋은 날에는 폭포에서 떨어지는 무지개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정방폭포 인근에는 높이 500m 남짓의 소정방폭포도 있다. 역시 해안폭포로 폭포의 높이가 낮고 물이 차가워 주변 주민들이 '차가운 물을 맞으면 일 년간 건강하다'는 풍속이 있는 음력 7월 15일 백중날이면 물맞이를 하러 많이 찾는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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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로 접어들어 걷다 보면 이중섭미술관이 나온다. 한국전쟁 시기 제주도로 피난 왔던 이중섭이 단칸방에서 아내와 두 아들과 살았던 방을 생가로 보존하고, 그 옆에 지어진 미술관이다. 이중섭은 이 시기 '서귀포의 환상' 등 대표작을 그렸고, 떠난 후에도 '그리운 제주도 풍경' 등 제주도에서의 추억을 담은 작품들을 꾸준히 그렸다. 마지막으로 제주올레여행자센터에 다다르면 오늘의 코스는 끝난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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