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PEF 상품은 증권사서 개인판매 가능
검증된 국내 대형 PEF들은 개인고객을 대상으로 판매 금지
라임, 옵티머스 사태 등 검증 안된 PEF 활개치는 환경 조성
글로벌 사모펀드(PEF)가 개인 고객 비중을 확대하며 리테일 경쟁에 나섰지만, 국내 대형 사모펀드들은 이 전쟁에 끼지도 못하고 있다. 국내 PEF 제도는 일반 투자자 자금을 받는 일반 PEF와 투자 전문성을 가진 기관들이 참여하는 기관전용 PEF로 나뉘어 시장이 분리돼 있기 때문이다. 실적과 투자 경쟁력이 있는 대형 펀드들은 대부분 기관전용 PEF들로, 경쟁력 있는 PEF 상품에 투자하고 싶은 개인 고객들의 선택권을 제한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A 사모펀드 고위관계자는 "글로벌 PEF들은 국내 증권사를 통해 개인 고객 판매를 늘리고 있는데 국민연금, 공무원연금 등이 투자하는 검증된 국내 펀드에는 개인 고객이 투자하는 것이 막혀있다"며 "사모 대체투자는 무작정 위험하다는 생각에 개인들의 투자를 막아놓고 있는데 연기금 자산을 관리하는 검증된 펀드들에 투자하는 것을 막는 것은 실익이 없다"고 말했다.
국내 PEF와 글로벌 PEF 간 형평성 문제도 제기된다. 현재 법체계에서는 글로벌 PEF 상품에는 개인 참여가 가능하고, 국내 대형 PEF 상품에는 개인 참여가 불가능한 역차별이 분명 존재한다. 실력 있는 국내 펀드들을 기관전용이라는 족쇄에 묶어 놓으면서 문제가 발생하면 관리·감독이 힘든 해외 펀드들과 검증 안 된 국내 영세 펀드들만 활개 치는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A펀드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국내외 펀드 간 형평성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보여줘야 한다"며 "글로벌 PEF들만 증권사를 통해서 개인 고객 유치가 가능한 상태에서 증권사들이 불완전 판매를 하지 않고 과연 적절한 문지기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PEF 한 고위관계자는 "한국에선 PEF 투자가 라임이나 옵티머스 사태 등으로 인한 부정적 인식으로 역행하고 있지만, 일본은 밸류업 정책과 더불어 사모펀드에 대한 개인 고객의 접근성을 완화했다"라며 "투자 프로세스나 펀드 셀렉션이 좋은 대형 펀드를 통해서 돈을 벌 기회를 기관투자자에만 제공하고 개인투자자들에게 제한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의문"이라고 언급했다. 투자에는 당연히 리스크가 따르지만, 대체 자산 투자를 할 때 분산 투자 효과로 위험 대비 기대 수익률이 높다는 측면에서다. 연기금, 공제회 등이 주식·채권 등에 직접 투자도 하지만 PEF에 돈을 맡겨 대체 자산 투자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B사모펀드 대표는 "고령화 시대에 예금성 투자만으로는 감당하기 힘들다"며 "국민들의 노후생활자금인 개인연금, 퇴직연금 등이 대체투자에 활발하게 투입될 수 있는 제도적 관행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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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공적 퇴직연금의 사모펀드 자산 배분 비중은 지난 2018년 6.99%에서 2021년 8.94%로 증가했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유현석 기자 guspower@asiae.co.kr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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