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여름 휴가지 '파리'
올림픽에 관광 특수보다는 타격
보안강화·교통혼잡에 방문객 줄고
파리 호텔·항공 6~7월 예약률 '뚝'
오는 26일 개막하는 2024 파리올림픽에 맞춰 프랑스 여행을 계획한 사람들은 루브르 박물관, 에펠탑 등 주요 관광지의 개·폐관 일정을 확인해야 한다. 프랑스 관광업계가 주요 관광지 폐관 일정 때문에 올림픽 특수가 아닌 피해를 떠안게 됐다며 울상을 짓고 있다.
23일 관광업계에 따르면 루브르 박물관은 파리 올림픽·패럴림픽 일정이 모두 끝나는 다음 달 8일까지 사전에 티켓을 예약한 방문객만 입장할 수 있도록 조치키로 했다. 또 신원 확인을 강화하고자 입장객 모두 신분증을 반드시 지참해야 한다고 안내하고 있다. 파리 시내에서 올림픽 개막식 준비가 진행되면서 지난 18일부터 24일까지 박물관 입장이 가능한 입구도 한 곳으로 제한했다. 루브르 박물관은 올림픽 개막식 전날과 당일인 25일과 26일 모두 폐관한다.
올림픽으로 입장객 방문을 제한한 곳은 루브르 박물관만이 아니다. 에펠탑은 개막식 당일인 26일 폐관키로 했고 개막식 직전 일주일간 인근 지역 보안이 강화되는 점을 감안해 사전 예약한 입장객만 입장 가능하다고 안내했다. 이 외에도 샹젤리제 거리에 있는 개선문, 노트르담 대성당 내 일부 시설, 오르세 미술관 등 주요 관광지도 개막식 당일에는 입장객을 받지 않기로 했다.
주요 관광지뿐 아니라 파리의 영화관도 다수가 올림픽 기간 중 문을 닫고 영업을 중단한다. 올림픽 기간 대중교통과 검문이 복잡해지지만 영화관을 찾는 방문객은 적을 것으로 예상돼 영업하는 것이 오히려 비용이나 직원 근무 측면에서 타격을 줄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프랑스의 독립영화 네트워크인 시네마듈락의 피에르 에두아르 바쇠르 대표는 한 프랑스 매체에 "우리가 올림픽의 최대 패배자"라면서 대중교통 문제로 직원들이 출근에 어려움을 겪고 이로 인해 영화 상영이 늦어지는 등 서비스에도 차질이 예상돼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파리의 주요 관광지와 영화관이 이러한 결정을 내린 이유는 앞서 다른 올림픽이 개최될 당시 문화·관광지가 타격을 입는 모습을 확인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프랑스24에 따르면 2012년 런던 올림픽 개최 당시 런던의 영화관, 박물관 등 문화 관련한 장소의 방문객 수가 평소의 30%나 감소했다. 런던의 대표 관광지인 대영박물관의 경우 올림픽이 진행되던 2주간 방문객이 전년동기대비 25% 감소했고 런던 동물원도 40% 줄었다.
올림픽으로 인한 파리 방문객 감소는 이미 호텔과 항공사의 실적에서 예고됐다. 올림픽을 앞두고 관광객들이 교통 체증 등을 우려해 파리 방문을 꺼리면서 파리의 고급호텔 예약률이 크게 줄어든 것이다. 파리 고급호텔 협회인 UMIH 프레스티지 측은 블룸버그에 6월 마지막 주와 7월 전체 예약률이 전년동기대비 20~50% 감소했다고 밝혔다. 파리 시내 고급호텔인 플라자아테네의 로랑스 블록 부총괄 매니저는 "24년간 일하며 이런 일은 처음 봤다"면서 파리 시내에 올림픽 관련 임시 시설이 세워진 뒤 7월 일부 예약률이 15% 감소했다고 밝혔다.
프랑스 항공사인 에어프랑스-KLM도 이달 초 올림픽 기간 예상 방문객 가운데 상당수가 파리 여행을 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매출 타격이 우려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올림픽을 앞두고 파리를 왕래하는 항공 승객 수가 다른 주요 유럽 도시에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여행객들이 파리 여행을 기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휴가 자체를 올림픽 기간 이후로 미루거나 아예 다른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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