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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판 삼청각' 조핀궁전 프레젠테이션에 수개월 공들인 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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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수주전 막전막후

체코가 17일 24조원 규모 신규 원전 2기 우선협상대상자로 한국을 최종 낙점하면서 프랑스와 7개월간의 치열했던 수주전도 일단락됐다. 팀코리아 일원인 두산에너빌리티는 2파전이 시작된 올해 1월부터 최종 선정까지 막전 막후에서 치밀한 총력전을 펼쳐왔다.


체코 원전 우선협상대상자 발표를 두 달 앞둔 지난 5월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체코로 날아갔다. 체코에 도착한 그는 한국 원전 기술력과 강점을 직접 알리기 위해 막바지 상황을 점검하며 분주히 움직였다.


5월 13일 오후 2시 체코 프라하 조핀궁전(Zofin Palace). 얀 피셔 전 총리, 페트르 트레시냑 산업부 차관 등 체코 정부 관계자들과 현지 금융기관·원전업계 인사들이 이곳으로 하나둘 모이기 시작했다. 박 회장이 주관한 체코 원전 수주 지원행사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조핀궁전은 체코 역사와 문화적 유산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건축물로 꼽힌다. 프라하를 가로지르는 블타바강에 있는 슬라보닉섬에 1837년 세워졌다. 조핀은 오스트리아 제국 황제였던 프란츠 조셉 1세의 어머니인 조핀 공주에서 따왔다. 이곳은 매일 공연, 콘퍼런스, 갈라 디너가 열려 체코인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그만큼 대관이 쉽지 않다는 뜻이기도 하다. 두산은 이곳을 행사 장소로 택하며 수개월을 기다렸다고 한다.


'체코판 삼청각' 조핀궁전 프레젠테이션에 수개월 공들인 두산 지난 5월 13일 체코 프라하 조핀 궁전에서 열린 '두산 파트너십 데이'에 얀 피셔 전 총리, 페트르 트레쉬냑 산업부 차관 등 체코 정부 관계자들과 현지 금융기관·원전업계 인사 300여명이 참석한 모습 [사진제공=두산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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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행사는 두산에너빌리티 체코 자회사 두산스코다파워가 도맡았다. 행사장 예약부터 저녁 메뉴 선정까지 현지에서 발로 뛰었다. 두산스코다파워는 두산에너빌리티가 2009년 8000억원에 인수한 현지 기업으로, 체코 국민기업으로 불린다. 1869년 창립된 이 회사는 업력만 150년이 넘는다. 국내 최장수 기업 두산그룹보다 30년 먼저 설립됐다.


당시 정연인 두산에너빌리티 부회장과 스캇 박 두산밥캣 부회장은 공식 프레젠테이션 외에 스탠딩 디너까지 신경 쓴 것으로 전해졌다. 주메뉴는 불고기와 잡채였다. 호불호가 크게 갈리지 않으면서 외국인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는 한식으로 정했다.


두산그룹은 두산에너빌리티가 원자로와 증기발생기 등 1차 계통 핵심 주기기를 공급하고, 두산스코다파워는 증기터빈 등 2차 계통 핵심 주기기를 공급하게 해 한국과 체코 간 파트너십을 강화하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프레젠테이션을 위해 체코인들이 사랑하는 유서 깊은 장소를 선택한 게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큰 도움이 된 걸로 보인다"면서 "체코 현지 기업인 두산스코다파워를 둔 것 역시 프랑스와의 경쟁에서 차별화 포인트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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