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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표의 가치도 따져야 하는 對美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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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표의 가치도 따져야 하는 對美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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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 판도 변화에 기업들이 주목하는 건 천문학적인 돈이 달려있기 때문이다. 지난 4년간 미국 민주당의 친환경 기조에 맞춰 전기차, 재생에너지 투자를 늘려왔는데 대선 국면에 접어들면서 앞날을 예측하기가 힘들어졌다. 지지율이 팽팽한 상황이 이어지면서 투자전략을 마련하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정권이 교체되면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 개정될 수 있는 만큼 투자 보조금을 받기가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그동안 중요한 투자는 미루는 게 상책이라는 분위기는 확실히 강했다. 조석 HD현대일렉트릭 대표는 최근 서울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서 열린 에너지통상포럼에서 "미국 대선 결과를 보고 투자를 판단하려고 한다"며 시기적으로 결정이 쉽지 않음을 밝히기도 했다. 조 대표는 "우리 회사 얘기"라고 선을 그었지만 많은 기업인도 공감한다.


최근 미 대선 판도를 보면 투자 여부에 대한 고민은 끝이 보이는 듯하다. 공화당 대선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피격 사건 이후 승기를 잡았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투자 결단을 내릴 시기는 예상보다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투자 품목 변화는 불가피하다. 전당대회에서 공식적인 후보 지명을 앞두고 최근 현지 언론에 밝힌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을 보면 기업들의 투자 방향은 정해진 것으로 보인다. 그는 "자동차 100%를 전기차로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엄청난 양의 보조금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IRA에 대해선 "인플레이션을 낮추지 않고 높였다"고 각을 세웠으며 IRA가 지원하는 풍력과 태양광 발전과 관련해선 "우리는 저렴한 가격의 에너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보조금을 줄이고 신재생에너지보단 화석에너지와 원자력발전에 무게를 둘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한마디로 현재 민주당 정권과 정반대의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트럼프 2기 정권이 들어서면 나라를 오가는 무역에는 높은 장벽이 세워진다. 그는 관세의 무기화를 공식화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모든 국가 수입품에 10% 관세를 매기겠다"고 선언했다. 우리의 대미 주력 수출 품목인 자동차와 철강의 현지 가격이 최소한 10% 비싸진다는 뜻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 집권 당시 무역대표를 역임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는 자신의 저서 ‘공짜 무역은 없다’에서 관세에 대해 "미국 시장성을 감안할 때 충분히 활용할 가치가 있다"고 썼다. 무역장벽을 낮춰 자유무역을 통한 글로벌 번영의 시대는 종말을 고하게 됐다.


관세의 무기화 역시 대미 투자를 촉진한다. 무역으로 먹고사는 우리 입장에서 관세는 민감하다. 10% 보편 관세는 우리처럼 대미무역 흑자가 많은 나라에 적용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바이든 행정부에서 우리나라의 대미 무역흑자는 1400억달러를 웃돌아 트럼프 집권 때와 비교해 2배 이상 늘었다. 통상전문가인 표인수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미국 입장에선 대(對)한국 적자를 감안해 대표적으로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일본 신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여부는 우리나라 철강의 대미 투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업계 전문가는 "신일철이 제3국에서 생산하는 것보다 미국에서 생산 공급한다면 전 세계 업계 판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다.



미국 투자를 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이미 차고 넘친다. 고민은 ‘어디에 투자하냐’다. 텍사스, 조지아가 뜨는 이유가 있다. 이젠 표의 가치가 투자의 중요한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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