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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죽했으면 얼굴 사진 박제하겠나" 절도 시달리는 무인점포 속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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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주, 불경기에 절도 범죄 고충
방범문·CCTV 설치해도 미해결
피의자 사진 게시 명예훼손 해당

"장사가 잘될 때는 소액 절도는 눈감아줬어요. 요즘은 한 푼이 아쉬워요."

경기도 화성에서 밀키트 무인점포를 운영 중인 도모씨(56)는 최근 카드를 꽂은 뒤 결제하지 않고 달아난 절도범을 적발했다. 도씨의 가게는 창업 후 2년간 총 10건의 절도 사건이 발생했다. 이 중 올해 상반기에 발생한 절도만 6건에 달한다. 개업 초기만 해도 도씨는 손님들을 타일러 돌려보내고 사건을 무마하는 데 애썼다.


"오죽했으면 얼굴 사진 박제하겠나" 절도 시달리는 무인점포 속사정 [이미지출처=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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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올해 들어 절도 건수가 급증하자 도씨는 강력 대응에 나서야 할지 고민에 잠겼다. 물가 상승으로 가게 운영비는 늘었는데 수익은 줄면서 절도에 따른 경제적 손실도 만만치 않아졌다.


도씨는 "예전에는 점주가 절도 의심 손님 사진을 가게에 멋대로 붙여서는 안 된다고 봤다"면서도 "요즘은 오죽해서 그랬겠냐는 생각이 든다"고 토로했다.


최근 무인점포 점주가 절도범으로 의심되는 손님의 사진을 공개해 게시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 같은 행위가 명예훼손에 해당해 법적 처벌로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점주들은 경제적 손실을 만회하려면 어쩔 수 없다고 토로한다.


강원도 원주에서 밀키트 무인점포를 운영 중인 김모씨(57)도 지속되는 절도에 마음고생했다. 가게에 CCTV 3대를 설치하고 카드를 꽂아야 열리는 방범 문을 설치했는데도 누락 재고는 되레 늘었다.


결국 김씨는 올해 중 폐업을 해야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매월 전기세와 월세로 100만원 넘게 부담하는 상황이라, 절도 한 건, 한 건이 큰 타격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그는 "물가 상승으로 납품 대금이 오르면서 100만원 팔면 겨우 15만원 남기며 버텨왔다"며 "장사가 너무 안 되니까 불법인 걸 알면서도 점주가 절도범 사진을 올린 마음이 이해가 간다"고 말했다.


그러나 법조계에서는 용의자를 절도범으로 낙인찍어 점포 안팎에 사진을 게재할 경우 명예훼손 혐의로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실제로 지난 3월 인천지법 형사14단독 공우진 판사는 자신의 무인가게에서 포켓몬 카드를 훔친 아이의 모습을 찍어 출입문에 붙여 둔 점주 A씨(43)에게 벌금 3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점주가 "피해자 얼굴과 물건 넣는 모습이 찍힌 사진을 불특정 다수 사람이 보게 했다"며 사실을 적시해 명예를 훼손했다고 판단했다.


이지훈 법률사무소 화랑 변호사는 "게시물에 절도범 인적 사항을 적지 않아도 특정성이 성립된다"며 "동네 상권 특성상 출입문에 사진을 붙이면 주변인이 알아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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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수사가 진행되기 전에 용의자를 절도범으로 단정하는 행위를 지양해야 한다"며 "범죄 사실이 의심된다고 특정인의 사진을 공개하는 것은 보복심리에서 비롯된 행위로 판단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elee0429@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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