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시민단체, '아동학대 논란' 손웅정 비판 "엄중수사 촉구"

스포츠 시민단체 공동성명서 발표
"사랑 전제 언행, 인권 침해와 다르지 않아"
4일 토론회 개최, 아동·청소년 스포츠 인권 현주소 점검

스포츠 시민단체들이 1일 공동성명서를 통해 손웅정 감독 등 아동학대 논란이 불거진 SON축구아카데미 지도자들을 비판했다.

문화연대 대안체육회, 민변 문화예술스포츠위원회, 스포츠인권연구소, 체육시민연대는 "스포츠계 폭력 종식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졌음에도 이런 사건이 또 벌어졌다는 사실에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아카데미 지도자들은 해명문에서 코치와 선수 간의 선착순 달리기 벌칙을 합의한 것이라 주장하며, '아이들에 대한 사랑이 전제되지 않은 언행은 없었다'고 했다. 이는 과거 스포츠계 인권 침해 사건의 가해자들과 다르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어 "성공한 선수가 되기 위해 묵묵히 훈련하는 아동들과 이들의 목줄을 쥐고 있는 지도자는 결코 동등한 지위가 아니다. 체벌을 두고 동등한 입장에서 내기나 합의가 가능하겠나"라고 지적했다.

또한 "다른 사설 축구 아카데미에서도 비슷한 아동 학대가 없으리라는 법이 없다. '손흥민 신화'에 가려 많은 아동, 청소년들과 학부모들이 스포츠 폭력을 묵묵히 참고 있을지 모른다"고 덧붙였다.

단체들은 SON축구아카데미에 피해 아동을 위한 보호·지원 대책 마련을, 관계 당국에는 엄중한 수사를 요구했다. 또한 사설 축구 아카데미 내 스포츠 폭력 여부를 철저히 조사하라고 강조했다.

이들 단체는 오는 4일 서울 마포구 스페이스엠에서 ‘손축구아카데미 스포츠 폭력 사건을 통해 돌아본 아동·청소년 스포츠 인권의 현주소’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한편 손흥민의 아버지 손웅정 감독과 아카데미 소속 지도자 2명은 유소년 선수에 대한 욕설과 체벌 등으로 피소됐으며,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 혐의로 송치되어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손 감독은 "아이들에 대한 사랑이 전제가 되지 않은 언행과 행동은 결코 없었다"며 "시대의 변화와 법에서 정하는 기준을 알아채지 못하고 제 방식대로만 아이들을 지도한 점 반성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