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자 13%만 폐지 반대 목소리
20대 남성의 경우 29%가 반대
충남·서울 이어 광주도 폐지 수순
한 설문조사에서 학생인권조례 폐지 찬성 의견이 82%로 나타났다.
누리꾼 82% '학생인권조례 폐지 찬성'…일각선 "폐지는 안 돼, 균형 맞춰 수정·보완해야"
27일 SK커뮤니케이션즈 (SK컴즈) 시사 Poll 서비스 '네이트Q'가 최근 성인남녀 7420명을 대상으로 '학생인권조례 폐지 찬반 의견'을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중 무려 82%가 "교권 보호를 위해 찬성한다"라고 답했다. 이어 전체 응답자 가운데 13%만이 '학생인권조례 폐지에 반대한다'며 학생 안전 보호, 공정한 교육 환경 조성 등 학생 인권 존중을 위한 조례 유지의 필요성을 분명히 했다.
모든 연령대에서도 '학생인권조례 폐지'에 대한 찬성 의견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20대 남성의 경우 '학생인권조례 폐지'에 대한 반대의견이 29%로 가장 높았다.
학생인권조례 폐지 찬반 설문조사 관련 글의 댓글에는 "체벌은 금지하더라도 학생 인권을 위한 과도한 제약으로 다른 학생의 교육권과 학급 안전이 위협을 받는 상황에선 교사의 교권 보호가 필요하다", "가정에서부터 기본적인 인성과 예절들을 가르쳐야 하는데 제 아이 감싸기에 급급한 부모들로 인해 선생님도 몰라보는 폐단을 만든 듯싶다", "선생님 뺨을 때리고 화를 못 참아 친구들 때리며 수업 중에 뛰어나가는 이런 아이에게 치료받기를 요구했다가 교사가 아동학대로 신고당하는 지금의 우리 교육이 맞는 건가?" 등 추락하는 교권에 대한 우려의 글들이 이어졌다.
반면 "교권 향상 시킨다고 학생 인권조례를 폐지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문제점들은 균형 있게 보완하면 될 것", "학생에 대한 비인격적 대우나 교권 묵살 모두 힘 있는 사람들의 갑질에서 비롯되곤 한다. 교권 보호와 함께 학생 역시 인격적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등 학생인권조례 폐지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점들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이번 설문조사 결과와 관련해 안지선 SK컴즈 미디어서비스 팀장은 "세대나 성별을 불문하고 학생인권조례 폐지를 찬성하는 의견이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다만 많은 이들이 교권 보호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학생인권조례의 일방적 전면 폐지가 아닌 보완적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여전한 만큼 이에 대한 경청을 통해 교사와 학생 모두의 권리를 존중할 수 있는 균형적인 정책이 마련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이야기했다.
교권 추락 원인으로 꼽히는 '학생인권조례'…충남· 서울시 이어 광주도 폐지 안건
학생인권조례는 학교 교육과정 내 학생의 존엄과 가치 및 자유와 권리를 보장해 학생의 인권이 실현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각 교육청이 제정한 조례다. 학생이 성별·종교·나이·성별 정체성·성적 등을 이유로 차별받지 않을 권리를 명시하고 있으며 체벌 금지·복장 및 두발 개성 존중·소지품 검사 최소화 등의 내용을 담았다. 2010년 경기도를 시작으로 이후 각 지방 교육청이 연이어 제정해 왔다.
하지만 최근 잇따르는 교권 침해 사건들과 함께 교권 추락의 원흉으로 지목되며 폐지 갈림길에 서 있다. 다만 이러한 일방적 폐지 움직임은 옳지 않다는 의견과 함께 보완적 대안 마련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아 학교 현장에서의 혼란과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지난 25일 서울시의회는 본회의에 서울 학생인권조례 폐지 조례안을 상정했고, 재석 의원 111명 가운데 찬성 76명으로 가결됐다. 앞서 지난 4월 26일 본회의를 통과한 폐지안은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이 폐지에 반대하며 재의를 요구해 이날 다시 본회의에 상정됐다. 조 교육감은 폐지안이 재의결 되면 대법원에 무효 소송을 제기하고 집행 정지도 신청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학생인권조례를 처음 폐지한 곳은 충남이다. 지난해 12월 처음 충남도의회에서 폐지안이 통과된 뒤 교육감의 재의요구, 재표결에 따라 살아났지만, 그 뒤 폐지안이 재발의되며 결국 지난 4월 폐지됐다.
선례에 힘입어 학생인권조례 폐지를 요구하는 주민 조례 청구가 광주시의회에 정식 안건으로 상정될 예정이다.
구나리 인턴기자 forsythia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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