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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난 도로 포장하고 눈 치우고…피자업체 왜 '헛돈' 쓰나[궁금증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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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미노피자, 2018년부터 도로보수 지원
50개주에 보수지원금 주고 구멍 메워
따뜻한 피자 안전하게 배달+사회공헌
2023년에는 제설비 지원 20곳에 50만달러
성공적 마케팅에 실적도 고공행진

구멍난 도로 포장하고 눈 치우고…피자업체 왜 '헛돈' 쓰나[궁금증연구소] 도미노피자의 지원을 받아 도로를 보수중인 현장 모습 [사진제공=도미노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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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펜실베이니아주의 윌크스배리는 인구 4만명이 조금 넘는 소도시다. 석탄산업이 쇠퇴해 도시의 활력이 예전만 못하지만 겨울에는 눈이 많이 내리고 스키리조트가 인근에 있어 관광객으로 지역경제가 돌아간다. 이 도시는 종종 교통대란이 벌어진다. 도로 곳곳에 난 구멍을 메우는 작업 때문에 발생한 교통체증이다. 주민들은 크고 작은 도로 위 구멍 때문에 불만이 많았다. 차가 망가지고 사고 위험도 크기 때문이다. 시 예산만으로는 부족한 이곳에 피자업체가 도로 구멍을 막으라며 돈을 줬다. 미국 최대 피자체인 ‘도미노’(이하 도미노피자)다. 도미노피자는 2018년 이곳의 도로 포장을 지원했다. 지원된 돈으로 4명의 인부를 써 아스팔트콘크리트 등 재료 3t를 투입해 300㎡(90평)를 메웠다. 같은 해 아이오와주 디모인도 도미노피자의 도움을 받아 40곳 도로에 200개가 넘는 구멍을 보수했다. 하와이를 제외하고 미국 50개주가 도미노로부터 최소 5000 달러 이상의 도로보수를 지원받았다.

구멍난 도로 포장하고 눈 치우고…피자업체 왜 '헛돈' 쓰나[궁금증연구소] 도로를 보수한 후 도로 위에 적힌 도미노 캠페인 문구들 [사진출처=도미노피자]

피자체인이 왜 도로보수에 신경을 쓰는가. 캠페인 명칭은 "피자를 위한 보수"(Paving For Pizza)다. 고객을 위해 빠르고 안전하게 피자를 배달하려면 도로사정이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각 지역에 지원금을 주는 대신 조건이 있다. 보수된 도로에 도미노피자를 광고하는 것이다. 구멍이 메워진 도로 위 왼쪽에는 캠페인 명칭을, 오른쪽에는 "맞아요. 우리가 했습니다"(OH YES WE DID)가 적혀 있다. 이 캠페인은 지역사회에 도움이 되는 동시에 피자 테이크아웃·배달서비스를 더욱 쉽게 만든다는 성공적인 마케팅으로 평가받는다.

구멍난 도로 포장하고 눈 치우고…피자업체 왜 '헛돈' 쓰나[궁금증연구소] 도미노피자는 피자를 위한 보수라는 캠페인의 홈페이지에서 도로사정에 따라 배달 박스 안의 피자의 모습이 달라지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사진은 최악의 재앙상황에서 피자가 망가진 모습 [사진제공=도미노피자]

도미노피자는 한발더 나아가 이번엔 ‘피자를 위한 제설’(눈치우기)의 ‘Plowing For Pizza’ 캠페인을 2023년 시작했다. 코로나19로 인해 배달수요가 폭증하자 고안됐다. 20곳 도시에 각각 2만5000달러씩 총 50만 달러를 지원한다. 보조금 외에도 선정된 지역에는 모자, 스카프 등 겨울용으로 특별히 제작된 도미노 브랜드 장비와 200달러 상당의 피자 기프트 카드를 제공한다. 공익적 캠페인의 또 다른 사례는 ‘팁’이다. 천정부지로 치솟은 팁에 불만이 커지자 도미노피자는 당신이 팁을 주면 우리가 팁을 준다(You Tip, We Tip)을 펼쳤다. 3달러의 팁을 주면 3달러의 포인트를 주는 것이다.



구멍난 도로 포장하고 눈 치우고…피자업체 왜 '헛돈' 쓰나[궁금증연구소] 도로보수에 이어 도로의 제설을 지원하고 있는 도미노피자의 캠페인 모습 [사진제공=도미노피자]

이런 마케팅에 힘입어 도미노피자는 실적과 평판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매출은 44억8천만달러로 전년대비 1.3%감소했지만 순이익은 전년대비 15%증가한 5억2천여만달러를 기록했다. 이익률은 12%다. 미국 경제전문매체 ‘패스트 컴퍼니’(Fast Company)가 발표한 2024년 가장 혁신적인 기업(신속대응부문)으로 2년 연속 선정됐다. 지난 1분기 매출은 10억8500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5.88% 증가했다. 분기 주당순이익(EPS)는 3.58달러로 시장전망치(3.39달러)를 크게 상회했다. 1960년에 설립된 도미노피자는 90개 이상의 시장에 2만개 이상의 매장을 보유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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