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여신님", "안아주고 싶다"…교총 회장이 제자에 보낸 편지 추가공개

박정현 신임 교총 회장 과거 부적절 편지 논란
고3 제자에게 보낸 편지에 '사랑한다' 적혀
"입시 응원하고 격려한 것…성비위는 없어"

박정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신임 회장이 과거 제자와의 관계 때문에 징계를 받은 것으로 알려지며 논란이 된 가운데, 제자에게 “나의 여신님”, “안아주고 싶다”는 등의 내용이 담긴 편지를 보낸 사실이 새롭게 밝혀졌다. 25일 교육언론 창은 "2013년 당시 박 회장이 고등학교 3학년 제자에게 보낸 것으로 보이는 편지 12장의 사본을 입수했다"며 그 내용을 공개했다. 손편지는 2장이고, 나머지는 워드로 작성한 편지인 것으로 전해졌다.

제39대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장에 20일 역대 최연소로 당선된 박정현 신임 회장.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 중 “사랑하는 나의 ○○”이라며 운을 떼는 한 편지는 “점호가 진행되는 동안 당신이 늘 오는 시간에 엄청 떨렸어”라면서 “주변에 있는 다른 애들이 전부 소거된 채 당신만 보이더라. 당장이라도 안아주고 싶었어”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 편지는 “사랑하고 또 사랑해”라는 말로 마무리됐다.

또 다른 편지들에는 “어제보다 오늘 더 사랑하고 있어요”, “차에 떨어지는 빗소리 그리고 당신의 향기”, “어젠 기숙사에서 자며 자기 생각 참 많이 했어요”, “나의 여신님을 봤어요”, “깊이 사랑합니다”, “반갑게 손 흔들지는 못했지만 당신도 나를 보고 있다는 거 알아요” 등의 부적절한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교총 제39대 회장으로 당선된 박 회장이 지난 2013년 인천의 한 고등학교 3학년 담임을 맡던 중 징계위원회에 회부돼 ‘견책’ 조치를 받고 인근 중학교로 전근 간 사실이 알려져 ‘성 비위 의혹’이 제기됐었다. 당시 해당 학교에 재학하던 학생 일부는 박 회장의 행동이 단순 편애가 아니었으며, 그가 특정 학생에게 “사랑한다”, “차에서 네 향기가 난다”는 등 쪽지를 건넸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교총은 박 회장이 ‘품위유지 위반’으로 징계를 받았다고 인정하면서도 성 비위나 부적절한 신체 접촉은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박 회장은 지난 22일 “한 제자가 조금만 더 노력하면 입시에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 같아 쪽지를 보내 응원하고 격려했다. 그것이 조금 과했던 것 같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제자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거나 성 비위를 저지른 바는 없다”고 강조했다.

새롭게 공개된 편지들에 대해 박 회장은 추가 해명을 내놓지 않았다. 교총 측은 “지난 22일에 낸 입장과 달라진 게 없다”며 “박 회장은 과거 제자에 대해 각별한 관심으로 격려했던 내용이 잘못됐던 점을 인정하고 진심으로 사과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국회 교육위원회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실이 인천시교육청에서 입수한 ‘2012~2014년 교원 징계 처분 현황’에 따르면 박 회장의 징계 사유는 ‘제자와의 부적절한 편지 교환’이었다. 강 의원은 이날 “모든 게 박 회장 탓임을 알아야 한다”며 “성 비위 의혹 사건을 명명백백하게 밝히고 스스로 거취를 정하는 길이 교총 수장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